역사의 울림 속으로/고려의 종

일본의 한국종 - 만다라지( 曼陀羅寺) 소장 일륜사 종 - 고려범종

korman 2007. 3. 26. 20:50

 

甲午(1234년 추정), 청동, 전체높이 45.8cm, 종높이 31.7cm, 입지름 30.3cm, 日本 愛知縣 江南市 曼陀羅寺, 일본 중요문화재

 

종신 전체에 가득하게 비천과 악기, 구름무늬 등이 새겨져 있어 화려하다. 또한 용뉴부터 하대에 이르기까지 돋을새김도 마치 지금 깎아낸 듯이 하나하나가 또렷하고 선명하다. 무늬의 중심은 네 연곽 사이에 구름을 타고 합장하고 있는 보살상이다. 그 위로는 천개가 장식적으로 바뀐 듯이 보이는 구슬무늬 영락이 드리워져 있는데 이런 수식은 안동 신세동에서 출토된 종에 이르면 거의 종신을 가득 메우는 무늬로 발전하다. 보살 양 옆으로는 꼬리가 휘날리는 구름이, 그 아래로는 연꽃봉오리를 받쳐들고 천의자락을 휘날리며 날아가는 비천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양 옆으로는 잎모양이 깔끔한 8잎 연꽃무늬 당좌가 벌려 있다. 종신에 견주어 큼지막한 연곽 안에 연꽃봉우리는 오똑 솟았다. 상대와 하대는 무늬는 조금 다르지만 도안화된 연꽃무늬가 구슬무늬 사이에 띠를 두르고 있다.


종 형태는 전체적으로 아래로 내려올수록 넓어지는 형상이며 상대 뒤에는 역시 깔끔하게 도안된 연꽃잎무늬 입상대가 도드라지게 솟아 있다. 용뉴의 용은 목을 한껏 구부려 S자 모양을 이루고 있고 정면을 향한 입 속에는 큼지막한 여의주를 물고 있다. 용의 왼쪽 다리만이 부러지고 없어 유일한 흠이다. 음통은 2단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단마다 보배로운 구슬이 박혀 있어 매우 장식적이다.


종구 바닥에 둥글게 돌아가며 명문이 새겨져 있다. 글씨가 가늘고 각이 얕아서 알아보기 여렵지만 대개 이 종은 고려 고종 21년 갑오(1234)에 일륜사日輪寺의 금종金鐘으로 조성되었으며 동량은 통감通監 벼슬을 하는 부흥副興이라고 쓰여 있다. 만다라지에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종은 임진왜란 때에 가져왔는데, 이 종을 치면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갔다고 한다. 만다라지에 종이 소장된 것은 이 지역의 유력한 가문에서 집안 부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절에 기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