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세계 원로들의 모임

korman 2007. 7. 22. 17:35
 

전 세계 원로들의 모임


아침 이른 시각부터 흐릿한 날씨에 습기가 가득 찬 더위가 느껴진다. 매년 여름철이면 겪는 일이지만 습기 찬 더위는 바람이 불어도 식지 않으며 그늘에 있어도 땀을 가시게 하지 못한다.


방금 추출기에서 뽑아낸 커피는 향을 진하게 풍기고 그 뜨거운 한 모금에 남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부지런한 사람이 아파트 계단을 뛰어다니며 배달한 신문의 머리기사를 훑어 내리다 국제면에 씌어진 작은 제호의 기사에 눈길이 멈춘다.


“지구촌 문제 해결위해 전 세계 원로들 뭉쳤다”

“만델라 ‘원로들’모임 만들어… 카터·아난·투투·리자오싱·유누스등 참여”

 

 

▲ 89회 생일맞은 만델라…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89회 생일을 맞아 국제 싱크탱크인‘원로들’그룹을 발족하고 회원들과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방글라데시 출신 경제학자 모하마드 유누스,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만델라의 아내 그라사마셀, 만델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관, 데즈먼드 투투 주교. / 新華연합뉴스

       (사진출처 : 조선일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 대통령 만델라의 89회 생일을 맞아 각국의 전직 원로 지도자들이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서로 힘을 합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었다는 기사다. 그동안 자신들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당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봉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모두가 지금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니 이들의 모임이 국제적인 뉴스가 되고 이들의 말 한마디가 국제문제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세계의 이목을 끌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이들의 활동이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리라 기대해 본다.


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그 모임의 중요성이나 기대치 보다 더 마음에 와 닿은 것은 만델라가 남긴 “현역 정치인과 달리 전직 지도자들은 더 쌓아야 할 경력도 없고, 이겨야 할 선거도 없으며, 비위를 맞춰야 할 선거구도 없다. 우리는 선(善)을 위한 독립적이면서 굳건한 지지세력이 되어 복잡하고 해결하기 힘든 세계의 문제들을 다룰 수 있을 것” 이라는 말 한마디이다. 이 말을 읽으며 우리나라 전직 최고 지도자들에 대하여 잠시 생각에 잠긴다. 과연 현재 살아계시는 우리나라의 전직 최고 지도자분들은 만델라의 이 말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그리고 그들은 지금 국제문제는 제쳐 두더라도 나라를 위하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 때문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각 예비 후보자들 간에 또는 각 당들 간에 비방과 중상과 모략이 난무한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을 이들은 헤아리고 있는지. 곧 임기가 끝나시는 분께서는 임기 후 상왕을 꿈꾸고 계시고 오래전에 물러나신 다른 분께서는 태상왕을 꿈꾸시며 아직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계신다. 이제 모든 당파를 떠나셔서 오직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사심 없는 봉사를 하실 때가 된 것도 같은데 아직 이 분께서는 그렇게 할 마음이 없으신가 보다. 기회만 있으면 콩 놔라 팥 놔라 하고 계시니. 유명세로 따진다면야 이 분도 원로모임에 초대를 받았어야 하는데 만델라의 말을 이해하시지 못할 테니 그 모임의 멤버가 되지 않은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숨겨진 재산이 밝혀질까 전전긍긍하시는 모양이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원로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전직 지도자는 언제쯤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였다. 남아 계시는 분들 이제 살아 계시는 동안 현직에 있을 때의 모든 기억과 미련과 당파는 지우고 이 후에도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원로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커피향에 띄워본다.  


2007년 7월 열사흣날

 
The Mission 삽입곡
Gabriel's Oboe / The Falls
Yo-Yo Ma, Cello / Ennio Morricone, dir 
Roma Sinfonietta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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