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한 번만 더 생각하면

korman 2007. 7. 29. 18:18
 

한번 더 생각하면


충무로 명보극장 앞 인도에서 차도 쪽 끝부분에 길을 가다가도 잠시 쳐다보고 지나야 할 기념비가 하나 놓여있다. 납작한 화강암으로 된 이 기념비는 우라나라 사람이면  모두가 알고 있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이곳에서 태어난 사실을 알리는 팻말이다.


물론 이 팻말에는 한글로 “이순신 장군 생가 터”라고 적혀있다. 또한 간략한 설명이 한글로 곁들여져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팻말을 보고 지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들이나 장소를 소개하는 이러한 안내 팻말을 설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이러한 팻말을 볼 때마다 이를 기획하고 시행하시는 분들이 기획 단계에서 한 번 더 생각할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 안내문에는 설명은 물론 한글로만 되어 있지만 머리글은 한글, 한자, 그리고 영어 세가지 언어로 되어 있다. 한글과 한자에는 “이순신장군”이라는 장군 표기가 되어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영어표기에는 그냥 단순히 “Site of Yi Sunsin's Birth Place"라고 써 놓았다. 장군이나 제독이라는 존칭이 들어가 있지 않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순신장군은 세계해전사에도 매우 중요한 인물로 세계4대해전의 하나인 한산대첩을 이끈 장본인으로써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 중에도 그 분에 대하여 알고 있거나 혹은 이름을 들어 본 사람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여도 영어로 된 머리말의 이름 앞에 General 혹은 Admiral을 넣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역시 세계4대해전중 하나인 트라팔가해전의 영웅 영국의 넬슨을 영국인들은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도 그냥 넬슨이라고 불러주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도 넬슨제독이라 불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순신장군의 영어표기는 어찌해야 했을까! 그 분이 세계 해전사에 이름과 존칭이 어찌 표기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세계4대해전에 빛나는 우리나라 영웅을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영어표기에 우리 스스로 존칭을 빼버린 것을 어찌 이해해야 할는지. 또한 머리말은 한자와 영어를 곁들이면서 간략한 안내문은 왜 한자나 영어로 표기하지 않는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그 머리말의 영어 표기에 존칭을 빼버리는 것은 더욱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몰라서 빼는 것인지 알고도 배는 것인지....


서울 시내뿐만 아니고 전국 곳곳에 이러한 안내 팻말이 많이 서 있다. 그렇다고 이의 머리말 모두를 외국어로 표기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국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중요도에서 외국인도 알아야 하고 또 이미 세계사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머리말에 확실한 존칭을 써 주어야 하고 머리말을 외국어로 표기한 분에 대하여는 그 분이 어떤 분인지에 대한 설명도 같은 언어로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못된 짓을 하고 물러난 사람들에게도 다른 나라와는 달리 비중 있는 방송 뉴스에서도 전대통령 아무개 혹은 전무슨무슨 아무개장관이라 불러주고 있다. 이러한 나라에서 자국사는 물론 세계사에도 빛나는 영웅의 영문이름이 존칭 없이 씌어지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않될 일이다. 한편으로 다른 나라들의 안내판에도 외국어로 자국의 중요한 역사적 인물을 소개하는 머리글에 그저 친구 이름처럼 그렇게 가볍게 새겨 놓았는지 궁금하다. 빠른 시일 내에 General 혹은 Admiral Yi Sunsin 이 되기 바란다.  


2007년 7월 스무아흐렛날

 

▶ Armik - Guitar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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