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어느 날 갑자기 중국이 그 근원지가 되어 보통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던 멜라민이라는 말이 온 세상을 뒤 흔들고 있다. 저항력이 없는 유아들에게는 치명적이어서 중국내의 많은 아이들이, 천사라고 불리는 그 유아들이 이미 희생되었으며 또 희생당하고 있다. 다행이 우리나라에는 아이들의 그런 일은 없었지만 각종 과자 및 식품에 참가된 중국산 원료들이 문제가 되어 회수되고 있는 제품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중국과 관련된 식품에 대한 전 세계인의 불신의 골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우리가 하는 말은 “역시 짱꼴라야!”
짱꼴라는 중국인(쭝꿔런)을 비하하여 부르는 말이라는 게 인터넷에 올라온 대다수의 의견이기는 하지만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짱꼬로라고 하는 중국인들을 업쑤이 여기는 단어에서 유래하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여행가는 그의 저서에서 葬骨人라는 불결하고 더러운 썩은 뼈다귀라는 중국 욕에서 유래하였다고 적기도 하였다는데 여하간 그것이 우리에게만 통용되는 단어일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인에게는 큰 욕이 아니면 대단히 비하하는 말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싶다.
중국에서 수입된 먹거리에서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채소류에서는 과다한 농약이 검출되고 어떻게 그런 것을 표시나지 않게 넣는 기술이 있는지 생선이나 꽃게에서는 납덩이가 나오고 우리나라에 수입되지는 않았지만 종이상자 고기와 가짜 계란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제는 옷가지류에서조차 발암물질이 검출 된다는데 그러니 좀 있으면 외국의 사전에도 혹시 Zangkolla라는 철자를 가진 영어단어가 등재될지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남을 탓할 처지가 못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내는 먹거리에서도 그 규모나 방법이 다를 뿐이지 비슷한 소식은 늘 접하고 사는 게 우리사회 아닌가. 일본에 수출되었던 과일과 채소류에서 규정이상의 잔류농약이 검출되어 반송되었다던지 조기를 신선하게 보이기 위하여 배에 노란 색소를 칠하였다던지 중국에서 물 섞은 고춧가루를 들여와 건조시킨 후 다시 빻아 색소를 섞어 속여 판다던가 가짜 양주를 만들면서 건강에 치명적인 메틸알코홀도 마다않고 섞고 있으며 원산지를 속이는 것은 비일비재하고 국내의 염전에서는 중국산 소금이 생산되며 모양과 신선도를 속이기 위하여 각종 금지된 첨가제를 넣는 경우 또한 허다하지 않는가. 방송과 신문에 보도되는 것만 모아도 중국쯤은 가볍게 물리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늘 이야기 하고 듣고 그리고 해 결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가장 오래 떠들어오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학교 앞 불량식품이다. 어디에서 만든지도 모르고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온갖 불량식품들이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팔려나가고 있다. 거기에는 멜라민이 있는지 없는지 어떤 유해성분이 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유아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초등학생역시 어른들이 지켜줘야 할 아이들이기는 매한가지이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은 유아와 다를 게 뭐 있겠는가. 그러나 이상하게도 저마다 바른 교육에 앞장선다고 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수많은 교육관련 단체들, 학부모모임, 교사들의 모임, 교장들의 모임, 전교조 그리고 정부기관이나 정치권에서 조차도 세치 혀로만 아이들을 위할 뿐 눈에 보이는 행동은 없었다. 그 많은 단체들이 한마음으로 광우병소고기를 반대한다고 모였던 것처럼 학교 앞 불량식품을 추방하자고 촛불을 들었다면 아직 아이들이 그곳에서 그 식품을 먹고 있을까.
오늘도 멜라민에 대한 뉴스를 들으며 멜라민에 대한 기준조차도 없다는 우리의 실정을 생각한다. 과연 우리와 중국이 다른 것은 무엇인가. 그저 중국의 것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손가락질 당하고 우리의 것은 우리 내부의 문제로 덮어지기 때문이 아닌지. 만일 우리 스스로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중국을 재는 잣대로 우리 스스로를 잰다면 우리가 과연 중국을 짱꼴라라고 부를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어느 날 중국 사람들이 우리를 가리켜 한꼴라라 부를 날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중국의 멜라민보다는 우리나라의 고시원 사건이 더 끔찍하게 생각되는 하루였다. 2008년 10월 스무 사흗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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