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출가시키는 명신에게
아빠를 부르는 모습을 바라볼 때 마다
이제 품에서 떠나보낼 수 있다는 성숙함 보다는
교복치마를 팔랑이며 학교에서 돌아와
운동화를 벗어던지며 배고프다고 엄마를 찾던
그저 응석둥이의 모습으로만
늘 애비의 가슴에 남아있는 딸아이가
이제 아비 집을 떠나 새집으로 이사하겠다고 하였다지?
애비마음에 자식 중 누군들 걱정이 안 되었을까 마는
공부 때문에 귀가가 늦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밤늦게 아들 녀석이 누르는 초인종 보다는
딸아이의 그것이 더 반가웠으며
현관에 아이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까지
좌불안석으로 보낸 세월이 어제인데
딸아이가 만들고 간 애비 가슴의 한쪽 빈자리에는
그 이이가 태어날 때 들려주었던
기억도 아득한 첫 울음소리가
세월의 메아리 되어 다시 찾아오겠네 그려.
보내는 섭섭함이 얻는 기쁨에 견줄까
긴 세월을 애지중지 품에서 길러
밖으로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야
어미인들 애비보다 덜 할까마는
예식장 한 가운데서 딸아이의 손을 놓으며
그 허전함을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애비의 마음을
그 아이도 가슴 깊이 담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네.
새싹이 돋는 이 봄에 딸아이가 만들어 놓은 빈자리는
곧 그 아이가 펼치는 새로운 인생으로 하여
푸르른 기쁨으로 채워질 것이고
잠시 보내는 섭섭함과 허전함은
그 아이가 태어날 때 들려주었던
잠깐 동안의 울음시간 보다도 더 짧은 시간에
성숙된 행복으로 변하여
애비 가슴으로 돌아올 거라 여겨지네.
나 또한 딸 가진 한사람의 애비로서
같은 섭섭함과 허전함을 겪어야 하겠지만
이 순간 딸아이가 꾸미는 앞날에
영원한 무지개가 놓이기 바라는 바일세.
딸아이의 무한한 행복이
애비의 가장 큰 소망인 것을.
딸아이를 출가시키는 애비의 마음을
잘 이야기한 노래가 있어 함께 보내네.
차 한잔의 여유로운 마음으로
스피커 열고 들어보시게나.
4월의 꽃피는 날 친구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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