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이사 이야기 - 마지막, 주소 이전 이야기

korman 2014. 6. 26. 18:35

 

 

       사진 : 인천 송도 해돋이 공원으로 소풍나온 고래가족

 

 이사 이야기 - 마지막, 주소 이전 이야기

 

이사를 하면 집안 정리가 제일 문제지만 여기저기 등록되어있는 주소를 새 주소지로 변경 등록하는 것도 하나의 일이 된다. 요새는 오고가는 개인 친필 편지는 찾아보기 힘들고 청첩장이나 각종 세금 및 공공요금 고지서 외에는 우편함에 넣어지는 게 없는 편이며 그나마 이런 것들도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로 받아 우편함에 도래하는 것들은 각종 스팸성 우편물 외에는 거의 없으니 주소를 변경해야 할 곳도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민센터에 하는 전출입신고를 비롯하여 몇몇 중요한 곳에는 스스로 주소를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삿짐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서 주민센터를 찾았다. 예전 동사무소라 불리던 곳인데 언제부터인가 주민들에게 더 잘하겠다고 주민센터라 고쳤다 한다. 창구에 전출입신청서를 제출하고 나니 담당이 이것저것 보충해서 필요한 것들을 묻는다. 다 처리 되었다는 담당자의 말끝에 내가 물었다.

“면허증, 자동차등록, 연금공단 등 각 공공기관에 내가 직접 다 주소변경신고를

 해야 합니까?”

“그래야 할걸요. 각 해당 기관에 전화를 해 보십시오.”

“요새는 전출입신고만 하면 내가 일일이 신고 안 해도 공공기관에는 행망을 통해

 서 다 자동으로 고쳐지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되는지 확실하게 모르겠는데 직접 각 해당 기관에 전화해 보시는 게 좋

 을 것 같습니다.”

조금은 의심스러운 대답이었지만 전출입담당의 대답이 이러니 어쩌랴. 고개를 갸웃하며 돌아왔다.

 

다음날 면허증 관련 기관에 전화를 하였다. 전출입신고 여부와 함께 자동으로 바뀌는데 동사무소에서 얘기 안 하더냐고 묻었다. 그리고는 기왕 전화 했으니 바뀌어 졌는지 확인해 주겠다고 하고는 대답이 금방 돌아왔다.

"바뀌어 있습니다.”

또 자동차등록소에 연락하였다. 같은 대답이었다. 연금공단에로의 연락에도 모두 같은 대답이다. 그리고 모두 주소가 제대로 바뀌었는지 친절히 재확인을 해 주었다. “참” 하고 헛웃음이 나왔다. 동사무소 담당이 제대로 알고 있었으면 이런 헛일은 안 하는 건데. 이런 국가기관의 서비스 시스템이 작동된 지가 언제인데 다른 기관에서는 다 알고 있는 것을 진작 알고 있어야 할 동사무소직원은 모르고 있었을까. 나 말고도 전출입시에 그런 것을 물어본 주민들은 많았을 것 같은데. 또 한 번 고개가 갸웃해 졌다.

 

며칠 후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된 대답을 들어야 할 것 같아 동사무소에 전화하여 사무장을 찾았다. 전화를 받는 직원은 사무장이라는 직함이 낯선지 “예?” 라는 물음을 몇 번 하더니 “아. 팀장님요?” 하고는 전화를 돌렸다. 주민센터로 바뀌면서 사무장이라는 직함이 팀장으로 된 모양이었다. 이야기를 꺼내니 내말을 다 듣기도 전에 “그건 따로 하지 않으셔도 행망을 통하여 자동으로 수정됩니다.”라고 앞질러 대답하는 그에게 전후사정이야기를 들려려 주었다. 그는 대뜸 누가 그리 대답하더냐고 내쳐 묻는다. 그 동사무소 창구에서 전출입신고 처리하는 사람은 한사람이다, 민원서류 발급해주는 인원 다 합쳐야 3명이다. 그가 몰라서 묻는 것 같지 않아 "누구라 하여 말 듣게 하고 싶지 않으니 담당하시는 분께 잘 좀 알려 주십시오” 라 대답하였다. 그 대답에 그는 또 물었다.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젊었습니까 나이 들었습니까 그것만이라도 알려주시지요.” 그 물음에 냅다 한소리 질러대고 싶은 것을 참고

“창구직원이라야 3명뿐이고 전출입담당은 한명인데 내가 그분을 짚어 이야기해야 되겠습니까? 아침 조회시간에라도 직원들 모였을 때 당부하시면 될 거 같은데요. 내가 다 일일이 전화하여 확인 하였으니까 안심하고 말씀 하셔도 되겠습니다.”

 

전화를 끊으면서 팀장의 과장된 물음에 다시 헛웃음이 나왔다. 이제 다른 분들은 나와 같은 물음에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것으로 기대하며....

 

2014년 6월 24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