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태극기는 우리나라 국기입니다

korman 2015. 2. 27. 13:42

 

 

 

 

 

태극기는 우리나라 국기입니다

 

미국의 이곳저곳에 출장을 다니며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것은 시도 때도 없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내걸린 많은 국기들이었다. 관공서나 도시의 큰 빌딩들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늘 국기를 계양하고 있지만 일반 주택가에서 국경일이 아닌데도 정원의 깃대나 현관문에 부착되어 있는 그들의 국기, 성조기는 국경일에만 태극기를 걸었던 나에게는 무심하게 지나칠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 반면에 자신들의 국기를 대상으로 한 상업적 디자인, 심지어는 남녀 속옷에 까지도 성조기의 문양이 사용되어 길가에 전시되는 모습은 국기에 대한 존엄성을 생각하여야 했던 한국인에게는 참 낯선 모습으로 다가왔다.

 

어떤 모습으로든 미국인들의 국기를 대하는 모습에서 한편 생각하면 상업적 천박함이 느껴진 부분도 있었지만 그들의 주택가에, 모든 집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를 가리지 않고 절집의 풍경처럼 늘 걸려있는 그들의 국기를 보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의 다인종국가인 미국이라는 나라가, 비록 아직도 곳곳에서 인종차별성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인종간이나 종교간의 커다란 분쟁 없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을 유지하고 있는 원인은 그들의 국기사랑에서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야 했다. 그들은 외세로부터 국가와 국민이 도전을 받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밖에 내어 걸리는 국기의 숫자가 더 늘어나는 듯 보였다. 9.11이 있은 해 11월에 LA와 뉴욕에서 내가 본 미국인들은 더 많은 국기아래 인종을 떠나 성조기 아래 모두 굳게 뭉쳐있는 듯 느껴졌다.

 

내가 지나온 세월동안 우리나라의 태극기에 대한 법은 ‘존엄’ 그 자체였다. 태극기 문양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였고 국기를 걸어야 하는 날에도 비 맞는 태극기를 놔두면 비난을 받아야 했고 동절기 하절기 하기 시간에 맞춰 국기를 거두어야 했다. 국기는 국가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그만큼 국기에 대한 사랑 보다는 존엄성을 먼저 인식하며 생활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태극기에 더욱 친숙해 질 수 있도록 법이 바뀌어 미국처럼 특별히 가리지 않고 걸어놔도 된다고 하는데 그러나 나는 아직도 비에 젖는 모습이나 어둠속에 있는 태극기를 보는데 그리 익숙하지 못하다.

 

얼마 전 대통령이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길거리에 서서 태극기에 예를 표하는 장면을 거론하였다가 호사가들의 입에 부정적으로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지금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고 예전에 그리 하였던 것을 떠올리며 나라를 생각하자고 하는 것에 왜 그리 부정적이고 민감해져야 하는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요새는 국가가 국기계양을 강제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가지고 인터넷이 뜨겁다. 유신시대로 돌아가는 거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제시장”의 한 부분에 걸쳐 살아온 나지만 국기계양을 강제하는 것에 찬성하지는 않는다. 국기와 국가를 사랑하는 것은 대한민국국민으로서 평소 마음으로부터 나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 와서 베란다 난간에 태극기를 결려고 보니 깃대꽂이가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있겠지 생각하였는데 이게 건축법에 정해져 있지 않았음인지 없었다. 철파이프를 어찌 할 수 없어 태극기 보관통에 있던 플라스틱 깃대꽂이를 작은 나무판에 부착하고 좀 흉하지만 판자에 구멍을 뚫어 볼트넛트를 이용하여 난간 파이프에 걸었다. 그러고 나니 요새 끝없이 올라가는 초고층아파트는 베란다도 없고 창문도 열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태극기를 어디에 어찌 내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기계양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신축아파트나 주택에 깃대꽂이 설치를 의무화 하는 법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새 태극기달기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국경일에 국기계양율이 2%를 밑돈다고 한다. 곧 3.1절이다. 대통령의 국제시장 발언을 비난한 사람들도 국기계양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을 두고 인터넷을 뜨겁게 하는 사람들도 이번 3.1절에는 모두 스스로 국기를 계양할 것으로 믿고 싶다.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온 분들이 밖에 나가 태극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는 현충일에조차도 국기계양을 다른 나라 일로 생각하는 대한민국국민은 없었으면 한다. 국기 사랑이 나라사랑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2015년 2월 27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