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가수 김장훈 일본에 입국하다

korman 2015. 3. 6. 12:28

 

 

가수 김장훈 일본에 입국하다.

 

3월 들어 꽃샘추위라는 기사가 나오는 걸 보니 이제 봄이 되는 모양이다. 개나리와 진달래의 개화시기를 알리는 전국 개화지도도 발표되었다. 한편 올해도 벌써 심심치 않게 황사라는 것이 거론되어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게 걱정을 안기고 있다. 봄에는 바람이 왜 중국 쪽에서 우리 쪽으로만 불어대는지 야속하기도 하다. 그 모래먼지는 우리나라를 스치고 일본을 지나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부까지 간다고 하니 그것도 철새만큼이나 강한 이동력을 지녔다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먼지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걸러져 일본에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니 중국의 먼지, 북한의 위협, 일본의 혐한 등등, 이 조그마한 땅덩어리가 눈물겹기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밉상인 일본에서 3,1절에 맞춰 또 대규모 혐한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기록된 역사까지도 부정하고 남의나라 땅도 자기네 거라고 우겨대는 일본에 그 먼지라도 좀 떨어졌으면 하는 속 좁은 생각이지만 36년간 괴롭힘을 당하고 그게 원인이 되어 땅덩어리가 둘로 갈라지고 또 그런 까닭에 동족간의 전쟁이 야기되어 그들에게 부의 토대를 마련해 주고 이제는 필터역할까지 해 주는데 지금도 “조센징 물러가라”고 외쳐 대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외교라는 난감한 문제 때문에 일본과의 현명한 대립을 해야 하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가 왜 우리 조상들은 좀 더 대륙적인 곳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곳이었을 까하는 헛생각과 만일 우리가 쪼개지지 않았다면 일본의 행태에 좀 더 힘 있게 대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현실적 한탄이 섞이게 만든다.

 

일본인이라고 모두가 혐한을 하는 것은 아니며 요새처럼 강하게 혐한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먼 예전부터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건 한류라는 것이 생기면서부터 거칠게 시작되었고 아베정부가 들어서면서 심화되었다고 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일본인들 중 일부가 그들 정부의 정책을 등에 업고 벌리는, 어찌 보면 한국인에게 사라져 가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일깨우려는 빗나간 외침일 수도 있다. 그런데 좀 더 다른 각도로 바라보면 그들이 정부까지 나서서 역사와 지리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독도와 울릉도에 이르는 해역에는 미래의 에너지인 ‘불타는 얼음’이라는 별명을 가진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우리가 100년도 넘게 쓸 양이 깔려 있다고 한다. 일본은 이미 자국의 이 신에너지를 2013년에 세계최초로 시험 생산에 성공하였다고 하는데 역사적 지리적 자료를 부정하면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이유가 우리 땅에 깔려있는 이 미래 에너지에 대한 탐욕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 극우주의자들의 혐한시위도 자국의 소니가 전 세계 TV시장에서 영원한 소니로 남을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 소니가 삼성에서 TV를 만들어 가는 처지에 놓일 것이라 누가 생각하였겠는가. 또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에게도 뒤지는 게 현실이고 보면 한국산 TV가 세계를 지배하고 자국인들이 한류의 흐름을 타고 김치와 막걸리를 즐기며 한국산 스마트폰을 쓰는 현실이 못마땅하며 그들의 지배를 받았던 한국이 경제대국이 되는데서 과거 36년의 세월을 그리워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식사를 같이 하던, 비즈니스 때문에 친분을 맺은 일본인 친구가 수저를 들기가 무섭게 “한국인들은 왜 지나간 과거사에 집착을 하냐”고 물어왔다. 수저를 내려놓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조용히 대답을 하였다. “후손들이 잘못된 나라의 과거사를 제대로 알아야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 아닌가? 그래서 그리한다.” 그는 그냥 말없이 밥만 먹었다. 나도 그리 했다. 그리고 그는 짝퉁지갑을 사야 한다며 이태원으로 향했다. 몇 년 전 한국에 왔으니 밥이나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던 일본인과의 밥상머리 대화였다. 그는 그냥 가볍게 물었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리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물음이었다. 그리 물었다고 그가 혐한인 것은 아니다. 또 내가 너무 무겁게 과거사에 대하여 생각하는지도 모르지만 북한 때문에 외교적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일본에 대하여 무조건 강한 외교만을 찾을 수 없는 우리의 입장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정치적 시위로 통화스와프를 취소하고 독도에서 공연을 하고 행사를 하였다는 이유로 가수 이승철과 배우 송일국의 입국을 거부하고 또 엊그제는 외무성 홈페이지에 한국에 대한 소개를 “한국과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에 그저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만 표기 하였다고 한다. 참 속 좁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그래도 과거사에 대한 정리를 언급하기는 해도 혐일은 하지 않으며 X바리 물러가라는 시위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그러건 말건 관광을 제일 많이 가는 나라도 일본이다. 작은 땅덩어리라도 대륙에 붙어 있으니 우리는 대륙적 기질이 있는 모양이다.

 

오늘 독도지킴이로 자타가 공인하는 가수 김장훈이 일본에서 인증샷한 것이 신문에 났다. 그도 자신은 매번 입국이 허락되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다. 아서라, 말이 씨가 될라. 언제 그 좁은 속내로 입국을 거부할지 모르는 것을........ 이런 글을 쓴 나도 혹시?

 

2015년 3월 5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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