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셔야 합니다. 시간의 건널목에서 앞이 안 보여 길을 건너지 못하고 계십니까? 하늘의 해가 가리어져 있어 아직 어두움이 가시지 않았나하여 멈칫하고 계십니까? 창문을 열어 당신을 맞아야 하는데 한쪽 문 열었다 건널목에 서 계신다는 당신 모습은 안 보이고 먼지란 놈이 죽어라 달려들어 금방 닫았습니다. 개구리란 놈이 당신의 길 안내를 하겠다고 오늘 나온다고 했는데 그 놈인들 앞이 안 보이는데 길 찾을 재간이 있겠습니까? 기침만 하다 다시 잠행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그래도 당신은 오셔야합니다. 그래야 내 창문 밖 사거리에 가지는 다 쳐 나가고 전봇대처럼 기둥만 남겨진 은행나무가 기댈 데가 생기니까요. 그 은행나무 기둥에 바람이 보이면 당신이 온줄 알겠습니다. 2019년 3월 6일 경칩날 아침에 하늘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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