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그래도 오셔야 합니다.

korman 2019. 3. 6. 10:56




그래도 오셔야 합니다.


시간의 건널목에서

앞이 안 보여

길을 건너지 못하고 계십니까?

하늘의 해가 가리어져 있어

아직 어두움이 가시지 않았나하여

멈칫하고 계십니까?


창문을 열어

당신을 맞아야 하는데

한쪽 문 열었다

건널목에 서 계신다는

당신 모습은 안 보이고

먼지란 놈이 죽어라 달려들어

금방 닫았습니다.


개구리란 놈이

당신의 길 안내를 하겠다고

오늘 나온다고 했는데

그 놈인들

앞이 안 보이는데

길 찾을 재간이 있겠습니까?

기침만 하다 다시 잠행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그래도 당신은 오셔야합니다.

그래야 내 창문 밖 사거리에

가지는 다 쳐 나가고

전봇대처럼 기둥만 남겨진

은행나무가 기댈 데가 생기니까요.

그 은행나무 기둥에 바람이 보이면

당신이 온줄 알겠습니다.


2019년 3월 6일

경칩날 아침에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