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배의 神品名詩]성덕대왕신종
성덕대왕신종
성덕대왕신종―유안진(1941∼)
너무 깊고 너무 아픈 사연을 모아
부처님께 빌었어라
한번 치면 서라벌이 평안했고
두 번 치면 천리까지 평안했고
세 번 타종하면 삼천리까지라
거기까지가 신라(新羅) 땅 되었어라
금수강산으로 수(繡) 놓였어라
어지신 임금님의 옥음(玉音)이 되었어라
만백성들 어버이로 섬기었어라
끝없이 태어날 아기들을 위하여
끝없이 낳아 키울 어미들을 위하여
한 어미가 제 아기를 공양 바쳐 빌었어라
껴안고 부둥켜안고 몸부림쳐 빌었어라
에밀레∼ 에밀레레∼ 종(鐘)소리 울렸어라.
들으시라, 나라님이시여, 백성들이시여. 저 신라 왕국이 세 나라를 하나로 만들고 뻗쳐오르던 국력으로 낳은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이 일천삼백 살 나이로 에밀레! 에밀레! 울어대는 소리를.
출처 : 동아일보 인터넷 2019년 5월 20일 현재
http://news.donga.com/3/all/20151118/748437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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