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명이 벗겨지는 시각 아직 장마의 끝비는 후드득거리는데 이제부터는 태양과 마주할 내세상이라 생각한 매미가 성급히 짝을 부르다 자기소리보다도 더 큰 갑자기 모아 쏟아지는 빗소리에 화들짝 놀랐는지 꾸르륵하고 울음을 접었다. 거리의 소음을 모두 점령할 매미의 신나는 여름은 아직 온전히 오지도 않았는데 비 멎고 아침 먹구름이 잠시 하늘을 비운 사이 그 틈새 가녘으로 가을을 연모한 고추잠자리 떼가 오르락내리락 매미의 계절을 떼어내고 있다. 시간의 역행인가 흐름의 소용돌이인가 매미와 고추잠자리는 여름과 가을사이의 시차에 세상을 적시며 가는 세월에 흐르는 시간에 계절의 한 자락씩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고받으며 세월의 틈을 메우고 있다. 2019년 7월 29일 장마의 끝자락을 바라보며 하늘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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