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앞서거니 뒤서거니

korman 2019. 7. 29. 20:42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명이 벗겨지는 시각

아직 장마의 끝비는 후드득거리는데

이제부터는

태양과 마주할

내세상이라 생각한 매미가

성급히 짝을 부르다

자기소리보다도 더 큰

갑자기 모아 쏟아지는 빗소리에

화들짝 놀랐는지

꾸르륵하고 울음을 접었다.


거리의 소음을 모두 점령할

매미의 신나는 여름은

아직 온전히 오지도 않았는데

비 멎고

아침 먹구름이

잠시 하늘을 비운 사이

그 틈새 가녘으로

가을을 연모한 고추잠자리 떼가

오르락내리락

매미의 계절을 떼어내고 있다.


시간의 역행인가

흐름의 소용돌이인가

매미와 고추잠자리는

여름과 가을사이의 시차에

세상을 적시며

가는 세월에

흐르는 시간에

계절의 한 자락씩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고받으며

세월의 틈을 메우고 있다.


2019년 7월 29일

장마의 끝자락을 바라보며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