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코로나, 그 잘못된 왕관

korman 2020. 2. 23. 21:46




그림 : 야후

코로나, 그 잘못된 왕관


어지럽다. 아침에 일어나 머리만 좀 아픈 듯해도 내가 어제 어디 갔었나 짚어보게 되고 기침 몇 번에 목구멍까지 아픈 착각을 느낀다. 재채기 몇 번에 콧물까지 고이는지 염려스럽기도 하며 뉴스를 보다 체온이 오른 듯하여 온도계를 귀에 꽂아보기도 한다. 이런 것도 무슨 증후군이라는 데 포함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한 착각증상이 늘 일어나고 있다. 좀 둔감하면 좋으련만 뉴스를 틀면 시간의 대부분은 코로나와 관련된 일로 채워지고 있으니 증후군이 아니라 하더라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 갑작스러운 온도변화에 몸이 적응하느라 재채기가 몇 번 나오기도 하고 좀 자극적인 냄새를 맡았을 때 목이 칼칼해지고 기침이 나올 때도 있으며 매운 걸 먹었을 때는 콧물이 나오기도 한다. 평소 같으면 몸이 변화에 적응하느라 그러려니 하지만 지금은 그 통상적인 조그마한 신체적 반응에도 혹시 열은 나지 않는지 손이 이마로 먼저 올라가는 게 현실이 되었다. 이런 반사적 행동이 증후군에 속한다면 이건 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이 아니라 코로나관련뉴스증후군이라 부르는 것이 올을 듯싶다. 하룻밤 자고 나면 수십 명씩 환자가 늘어나니 세계적으로 ‘중국우한코로나’가 아니라 ‘한국코로나’라 불리는 건 아닌지 하는 기우가 생긴다.


행정기관의 문자나 매스컴의 계몽이 아니라도 감염을 막기 위하여 꼭 쓰고 다녀야 한다니 동네 가까운 곳에 잠깐 나갈 때도 마스크를 쓴다. 그런데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였어도 과학자의 무관심인지 아니면 상품성이 없어 개발이 안 되는 것인지 안경 쓴 사람을 위한 마스크는 찾을 수가 없다. 안경을 써야 하는 사람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면 입김이 안경에 서려 앞을 잘 볼 수가 없다. 요새처럼 날씨가 차서 입김이 많이 나올 때는 더욱 그렇다. 가끔 광고 문구에 안경에 김이 서리지 않는다고 쓰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지만 다 과장광고다. 내가 다니는 단골 약국의 약사도 안경과 마스크를 동시에 쓰고 있다. 혹 김 안 서리는 마스크 없냐고 물은즉 코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는 건 있는데 그런 건 방역효과가 없는 것이라 권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세균이 콧구멍을 피해가지는 않으니 불편하더라도 당분간은 다 막힌, 그것도 KF지수가 높아 숨쉬기도 거북한 마스크를 불평 없이 쓰고 다녀야 할 수 밖에는 별 도리가 없는 입장이 되었다.


방송에 의하면 가족이 한 달을 버티려면 마스크 값만 20만원이 넘게 들어야 한다는 소식이다. 매점매석을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구하기는 좀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대신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값을 올려 받는 것은 현행법으로 단속이 어렵다고 하였다. 마스크 단속은 이미 매점매석이 다 이루어진 다음에 시작되었다. 그것도 국민들이 큰 목소리를 낸 다음이었다. 메르스 때나 사스 때 다 경험한 것이라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예견을 할 수 있었고 매점매석에 관한 법은 새로 제정이 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인데 왜 그런 단속이 좀 일찍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대규모로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특정 종교단체와 한 병원의 정신병동에서 비롯되었다. 두 곳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과연 관련성이 없다고 한들 국민들도 그리 생각할까? 더군다나 종교와 정신병동인데. 경찰에서 죄인을 취조하는 게 아니고 본인들이나 동 단체에서 알려주는 정보 외에는 강제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누군가가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 밝혀지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 두 곳과 연관되어 연일 안타까운 일만 계속 일어나고 있다.


난 종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충분히 주어지는 나라이니 그 모든 종교의 성인들이나 우리 조상님들까지 힘을 합쳐 이 새봄에 그 이상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싹 쓸어버리는 세정비라도 한 줄기 쭉 내려주심이 어떠하실지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코로나, 그 잘못된 왕관을 벗겨주소서!


2020년 2월 23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Toi dua em sang song - Guitarist Kim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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