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스크랩] 오늘

korman 2006. 11. 12. 22:59



오늘이 뻬베로에이라고 한다. 1자가 네개 겹쳐있기 때문이란다.  동네 수퍼에도 제과점 앞에도 큰것 작은것 할것 없이 초코렛을 뭍힌 긴 막대기 과자가 산처럼 쌓여있고 어린아이들과 청소년은 물론 젊은 성인들도 그런것을 들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원래 뻬뻬로는 일본의 제과 회사에서 상품으로 내 놓은 끝에 초코렛을 뭍힌 긴 막대기 과자의 상품명이고 그 회사의 자매회사격인 우리나라 과자회사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그것을 만들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한것으로 그 회사들이 판촉용으로 11월 11일 이벤트를 하면서 뻬뻬로 데이가 탄생하게 되었고 그것을 우리나라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축제로 받아 들이면서 매년 연례행사가된 날이라 여겨 지는데 상업주의에 극치를 이루는 단면이라 생각된다.

 

아침에 형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오늘 새벽에 조카 이이가 예븐 딸을 순산 하였다는 소식이었다. 조카들이 많다 보니까 그 조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갖게 되면서 내 친손주를 보려면 앞으로 몇년은 기다려야 하겠지만 하는수 없이 할아버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저녁에 잠깐 아기를 볼 수 있다고 하여 병원을 찾았다. 신생아실에 신청을 하면 유리창 넘어로 간호사가 아기를 보여 주는데 몇번 경험은 있지만 이게 그렇게 좋은 풍경만은 아닌것 같다. 예전 집사람이 내 아이들을 낳은 병원은 아기와 산모가 같이 있도록 하였었는데 지금은 어느 병원이나 이렇게 신생아를 엄마와 분리하여 면회를 기켜 준다고 한다. 여러가지 위생적인 문제를 고려 하였겠지만 신생아실의 요람 보다는 엄마의 가슴이 더 낳을듯도 싶다.

 

입원실이 없어 아기를 낳고도 분만실에 오래 있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오늘이 길일이라고 많은 산모들이 아직 더 기다려야 낳울 아기들을 길일에 낳겠다고 인공적으로 꺼내는 바람에 입원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무슨 소리인가. 제왕절개라는것이 산모와 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비상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지 길일이라 하여 분만일이 다 되지도 않은 아이를 끄집어 내라고 개발한 의학기술은 아니지 않는가. 또한 아무리 운명은 개척해야 한다지만 그렇게 강제로 길일이라고 끄집어 낸 아이의 운명이 과연 길일에 맞는 사주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일른지 애처롭기만 하다. 

 

훗날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을 개척해 나가는 아이를 만들어야지 길일에 태어나 운이 좋은 아이가 되라고 순리를 역행하는 방법으로 아이를 낳는 이 시대가 못내 걱정 스럽기만 하다. 로마의 시저가 최초로 엄마의 배를 갈라 태어났다고 하여 제왕절개라 부른다는데 자신의 아기가 시저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과욕은 아닐른지.

 

몇년 후 내 딸이나 며느리가 그리 하겠다 하면 나는 어찌 대처 하여야 할른지 저녁 내내 그 생각 뿐이다.

출처 : 중앙대 적십자 동문회(CAURCY)
글쓴이 : 하늘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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