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울림 속으로/조선의 종

도쿠가와 묻힌 도쇼구엔 인조가 선물한 범종이…

korman 2008. 1. 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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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7-10-18 05:17:10

    

▲ 왼쪽부터 통신사가 도쇼구에 선물한 조선 범종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

도쿠가와 묻힌 도쇼구엔 인조가 선물한 범종이…



닛코시에 아직도 남아 있는 조선통신사 일행이 통과한 길. 아름드리 삼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자라 있다.
조선통신사가 세 차례 최종 도착지로 다녀갔던 도치기현 닛코에는 곳곳에 통신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닛코 최고의 명물이자 1603년 에도 막부를 세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이 있는 도쇼구(東照宮)에는 통신사가 선물한 범종이 있다. 이 범종은 1643년 7월 5일 인조의 친서와 함께 전달됐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쇼구 요메이몬(陽明門) 아래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도쇼구에는 도쿠가와의 무덤도 있다. 그는 원래 시즈오카현에 묻혔으나 1년 뒤 도쇼구로 이장됐다. 임진왜란 후 조.일 선린외교의 길을 연 도쿠가와 사당에 있는 범종은 양국간 우호 관계의 기념비적인 상징으로 해석되고 있다.

닛코시 남쪽에는 수령 200~300년짜리 삼나무 가로수 길이 조성돼 있다. 길 좌우에 키 50m가 넘는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37㎞나 늘어서 있다. 닛코시와 레이헤이시, 아이즈니시 3개 도시를 관통하는 이 길은 기네스북에도 최장 삼나무 가로수 길로 등재돼 있다. 도쿠가와의 충신인 마쓰다이라 마사쓰나가 20여 년 동안 심어 도쇼구에 기증했다. 특별사적 외에 특별 천연기념물로도 등록돼 있는 일본의 자랑거리다.

에도시대 초기에 조성한 이 길은 쇼군이 도쇼구를 참배하러 올 때 이용했던 것인데 조선통신사도 이 길로 도쇼구까지 갔다. 길 양쪽에 늘어선 1만3300그루의 삼나무는 웅장한 모습으로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신사 일행의 최종 목적지인 도쇼구에 거의 다다른 지점이어서 수백 년 전 선린외교를 위해 수천리 길을 달려온 사절단의 피곤한 발걸음이 느껴지는 듯했다.

닛코=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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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18 05:17 입력 / 2007.10.18 07:45 수정
  • 출처 : 중앙일보 박경득기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