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어찌 우리 잊으랴

korman 2012. 6. 25. 14:34

 

 

 

 

 

어찌 우리 잊으랴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늘을 잊고 지나갈까?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서

오늘은 잊혀져 가고 있을까?

신문에 훅백으로 투영된

주름진 학도병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에서

오늘의 상처가

우리의 역사에 가장 깊은 골임을 느낀다.

 

5천 년 전 하늘이 열리고

우리 역사가 시작된 날

지금은 남의나라 땅이 되었음에도

우리는 거기에 우리의 혼이 있음을 가르치고

역사는 이를 부정하지 않음에도

겨우 60여년의 시간을 흘려 지나온 세월에

오늘은 잊혀져가고 있다.

 

우리 민족사에서 이처럼 잔인한 날이 있었던가!

아직도 독도가 자기네 나라 땅이라고 우겨대는

왜놈들의 사슬에서

남의 힘으로 겨우 탈출한 우리가

자유의 하늘을 보고 산지 몇 해 지나지도 않아

사상이라는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다

마침내는 온 강토에 우리 스스로 피를 뿌리고도 모자라

온 겨레가 함께 살아야 할 강토가

반쪽이 되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그리 나라와 자유를 지켰음에도

그래도 아직 반쪽으로 남아있는 이 나라에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민임을 앞세워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피를 뿌리게 만든 건 대한민국이라고

강토를 토막 낸 건 대한민국이라고

그리 외쳐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하여

선대가 몸으로 지켜낸 이 반쪽마저도

피의 원흉에게 바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 외쳐대는 사람들도

우리국민으로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전우의 시체를 넘어 지킨 자유와 평화를

자손만대 이어가기 위해 제정된

대한민국의 법은 어디로 갔는지

노병의 가슴은 무너져만 간다.

 

이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오늘 625

빛바랜 참전용사들의 사진에만 남아야 하는 것일까!

아직도 보훈병원 병상에 누워있는

상이용사들의 가슴에만 남아있어야 하는 것일까!

오늘을 기억하고 가르치던 모습은

비내리는 대한늬우스

그 흑백화면의 흐름에만 남아 있어야 할까!

연평해전에서 희생된 아들의 묘비를 닦는

어머니의 모습이

천암함에서 희생된 손자의 사진을 어루만지는

할머니의 모습이

5천년 역사에 우리가 가장 잊지 말아야 할 날은

오늘, 625임을 일깨워준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전우의 시체를 넘은 호국용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거늘.

 

2012년 6월 25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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