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축구이야기

korman 2013. 10. 22. 15:43

 

 

 

 

 

축구 이야기

 

축구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호나우두’나 ‘메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메시는 다들 메시라고 쓰는데 이 호나우두는 우리나라에서만은 이름이 여러 개다. ’호나우드‘. ’호나우도‘, 호나우두’, 호날도‘ 등등. 이 사람의 자기 모국어 이름은 ’Ronaldo‘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포르투갈어를 하는 사람이 그리 없는지 매체마다 각기 다른 이름이 나온다. 예전에 브라질에도 같은 이름의 유명한 선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는 '호나우두'라 불린다. 같은 철자를 쓰고 같은 언어를 쓰는 나라인데 달리 불린다. 구글 번역기에서 Ronaldo를 입력하니 '호나우두'로 나오고 발음도 그리 가르쳐준다. 더 우스운 것은 두 사람이 만난 기사를 쓴 어떤 매체에서는 ”호나우두가 호날두를 만나서는.....“라는 제목을 달았다. 뭐가 올바른 발음인지 본인에게 물어봐야 할까? 영어권 사람들이야 자기들 마음대로 그저 영어 철자대로 부르겠지만 우리는 그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어야 하지 않을까? 포르투갈어를 제대로 하는 누군가의 정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발음 이야기를 하려한 것이 아닌데 이름을 어찌 표기해야 할지 몰라 제대로 써야 한다는 생각에 이야기가 빗나갔다. 아무튼 ‘호나우두’로 쓰는 것이 맞는 것 같아 그리 부르기로 한다. 날마다 나오는 세계 각지의 축구뉴스에서는 늘 이 두 선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골을 넣는 순간만을 편집한 것이라 그런지 참 힘들이지 않고 잘도 넣는다. 그런데 내가 느끼기에는 이 두선수의 골 스타일은 좀 다른 데가 있다. ‘메시’라는 선수는 키가 작아서 아래 유니폼을 누군가에서 얻어 입은 듯 좀 촌스러운 동네 아저씨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여러 수비수들을 헤집고 다니면서 골을 넣는 것이 힘 안들이고 참 쉽게 보이는데 그 움직임이 흡사 물 흐름처럼 자연스럽고 뼈 없는 연체동물이 좁은 바위틈을 이리저리 뚫고 다니는 듯 매끄럽게 보인다. 반면에 호나우두는 좀 날카로운 면이 있다. 생김새에서도 그렇지만 골에서도 그렇다. 그의 대부분의 골은 보는 사람을 참 시원하게 한다. 프리킥이나 중.장거리 골이나 공중볼이 많고 흡사 제트기들의 힘 있고 화려한 에어쇼를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 전통무술에 빗대면 메시의 골은 ‘태껸’을 보는 듯 부드러운 반면에 호나우두의 골은 ‘태권도’를 보듯 절제 있고 날카롭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의 슛은 시간이 지체되지 않고 뻥슛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수문장에 막혀 혹은 수비수에 막혀 골은 안 들어갈 때도 많지만 대체로 슛은 골문을 빗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우리나라 축구를 ‘뻥축구’라 부른다. 대부분의 슛이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이 되지 못하고 하늘로, 옆으로 삐져나가는 슈팅을 하는데서 유래된 말이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고 아시아에서는 그래도 축구를 좀 한다는 우리나라, 북한, 일본, 중국 모두가 다 이 뻥축구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지금의 일본은 이 뻠축구에서 많이 벗어나 우리보다는 FIFA 랭킹도 훨씬 높고 실질적으로도 훨씬 잘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까지 지는 축구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머리에서 쥐가 나지만 중계방송을 하는 진행자가 아직도 우리대표팀을 가리켜 ‘아시아의 맹주’ 운운 하는 애국적 멘트를 할 때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데 그 진 원인을 놓고 그라운드 컨디션이 안 좋고, 비가 와서 미끄럽고, 일방적인 응원이 어떻고 할 때는 더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를 이긴 상대 팀도 우리와 같은 환경에서 뛰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아쉬운 것은, 물론 내 기우이겠지만, 일본을 대하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예전 보다는 좀 약해지지 않았나 하는 문제이다.

 

누구나 다 그리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2002년 월드컵이래로 잘 하는 팀이건 못하는 팀이건 우리가 그들과 경기를 하여 좀 시원스레 이겨본 적이 내 기억에는 별로 없다. 물론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목표한 대로 16강에 들었고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도 출전권을 얻었다. 그런데 그게 자력으로 시원스레 얻은 결과냐 하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 않냐고 되묻고 싶다. 이제 일본에도 한참 뒤져있는 한국축구가 아닌가! 며칠 전 세계 최강이라는 브라질팀을 안방으로 불러 좋은 경기를 하였다고는 하는데 졌다. 모르는 내가 봐도 실력차가 많이 나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팀에는 비기기만 하여도 칭찬을 한다. 물론 말리팀도, 비록 아프리카팀이기는 하지만, 우리보다는 FIFA 순위가 한참 높다. 그런데 이겼다. 그렇다고 우리가 참 잘했다고 칭찬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듯 하다. 그런데, 물론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브라질팀과의 경기를 하려면 우리팀이 브라질로 갈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년 월드컵이 브라질에서 열리니 우리가 갔으면 선수들의 현지 적응력도 키워 주고 좋았지 않았을까. 그런 강팀에 이기면 좋겠지만 설사 진다하더라도 빈정거리는 사람 없을 테니 지더라도 현지에 가서 졌으면 훈련에 많은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얼마 전 끝난 동아시아 대회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라 부르던가?) 선수들이 대표로 나가 올림픽 대표 이상이 참가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을 제치고 은메달을 따 왔다는, 방송뉴스나 신문기사가 아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섭섭하다는 어느 분의 칼럼을 보았다.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비록 몇 개국 참가에 비롯한 동아시아대회지만, 그래도 일본, 중국, 북한이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는데 브라질과 말리전에 가려 뉴스에서 조차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현실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공중파와 케이블 스포츠 방송들이 밤새 전 세계 축구경기를 방영하면서도 제나라 축구경기는 국가대표의 국제경기가 아닌 한 별로 중계하지 않는 현실도 그러하다. 시청률이 낮아서라고 하지만 축구는 전,후반 중간 휴식시간에만 광고를 할 수 있는 반면에 야구는 최소한 9회까지 매회 2번씩 광고를 하며 거기에 플러스 알파까지 있으니 시청률이 아니라 상업논리에 따라 야구에 집중한다고 이야기 하여야 옳은 답이 되지 않을까. 야구는 일부 국가에 편중된 경기지만 축구에는 전 세계가 열광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 축구가 하루빨리 자존심을 회복하고 야구에 버금가는 힘을 길러 빠른 시일 내에 일본이나 이란을 뛰어 넘고 진정한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기 바란다.

 

2013년 10월 20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