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장난감 때문에

korman 2015. 10. 29. 15:18

 

 

장난감 때문에

 

10월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5살 난 작은 손녀아이가 자신의 생일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실상 이 녀석의 생일은 가수 이용이 하루 벌어 1년을 먹고산다는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그런데 어린이집 같은 곳에서 달이 바뀌면 그 달에 생일이 돌아오는 아이들에게 다 같이 합동생일잔치를 하여주는 터라 월초에 그 행사를 마치고는 10월 내내 생일을 외우고 다니며 식구들 모두에게 무슨 선물을 주겠냐고 강요를 한다. 할아비는 뭘 주겠냐고 하여 뭘 원하냐고 물었더니 유튜브를 통하여 늘 보여 달라고 조르는 만화영화 “시크릿 쥬..”.의 요술봉을 사 달라고 하였다. 인터넷을 검색하였더니 별로 비싼 것이 아니어서 그러마 하였다.

 

아이들의 마음은 자기 생일이 아니라고, 자기생일날 선물을 받았으면서도, 동생이나 언니가 받는 선물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는다. 그래서 인터넷을 살펴 1**가에 아이들이 원하는 요술봉 2개를 주문하였다. 몇 시간 후 1**에서 송장번호와 함께 판매자가 물건을 발송 하였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배송이 참 빠르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웬걸, 다음날 아침 낮선 전화번호로부터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들어왔다. 죄송하지만 물건이 없어 못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보낸 사람이 판매자일 테지만 그러나 누구라 밝히지도 않고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 채팅하는 모음자를 섞어, 내가 느끼기에는 참 장난스럽고 예의 없는, 전혀 미안한 기색 없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럼 보냈다는 이메일과 송장번호는 무엇인기? 그곳으로 전화를 하였으나 통화불가였다.

 

물건이 배송되었다고 과거형 이메일을 보내온 1**가에 전화를 하여 확인도 안 하고 메일을 보낸 연유를 물었다. 시스템 때문이라고 했다. 판매자가 송장 번호만 입력시키면 고객에게 자동으로 배송되었다는 이메일이 과거형으로 발송된다고 하였다. 그러니 그들도 판매자가 물건을 실제로 발송하였는지 아니면 송장번호만 입력시켰는지 고객에게서 항의 전화를 받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다.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상담사들은 간이라도 빼 주겠다는 목소리로 갖은 교태를 부리며 소비자의 화를 누그러트리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그들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판매자를 불량업자로 등록하고 지급된 대금은 확실하게 반환하겠다는 메일 뿐이다. 같은 내용을 핸드폰에 문자로도 보냄으로써 자신들의 서비스는 확실하다고 강조할 뿐 자신들이 보낸 물건 배송에 대한 과거형 메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장마당을 펼쳐놓고 고객에게서 판매자를 대리하여 수금하고 판매수수료만 챙기면 되는 것이지 이런 경우 자신들이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이 장난감은 국내에서 장난감 업체로는 잘 알려진 캐릭터업체와 제조업체에서 중국에 주문생산하여 들여온 것인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기 들여온 재고만 소진하고 있는 것인지 마트를 여러 곳 돌아다니고 대형 장난감 가게가 몰려있는 곳에도 찾아봤지만 살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다시 온라인상의 다른 판매자에 주문을 넣었다. 물건은 모두 그들이 확보하고 있는지 이번에도 몇 시간 내에 발송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배달되었다. 아이들 앞에서 장난감에 배터리를 넣었다. 하나는 제대로 작동 되었지만 또 하나는 배터리 넣는 곳이 불량이라 작동이 되지 않았다. 교환할까 생각하다가 그만 두었다. 물건의 포장도 뜯었고 택배비 등이 걸려 있어 입씨름이 필요할 것 같아서였다. 새 장난감을 분해하였다. 그리고 배터리 넣은 곳을 사포지로 갈고 스프링을 세워 고쳐주었다.

 

다음 날 장난감을 중국에서 만들어 들여온 회사에 전화를 하여 보았다. 교환을 원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하였다. 사유를 설명하였다니 전화를 받은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허허 웃으며 간혹 그런 물건이 있다고 하였다. 반응은 그것뿐이었다. 교환은커녕 미안하다는 이야기도 없었다. 나도 다른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자사 제품이면서도 불량에 대하여 아무런 반응이 없는 회사,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지도 또 물건은 보내지도 않고 송장번호부터 입력시키고는 다음 날 장난기 어린 문자로 이를 취소하는 판매자, 판매자가 그저 송장번호 입력시켰다고 확인도 없이 배송되었다는 이메일을 보내온 온라인업체. 이게 총체적 난관이라고 하는 건가 아니면 이것도 머피의 법칙이라 하는 건가? 모두가 자신의 위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 구매 후기에 이 사실을 올렸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어볼지 모르겠다. 또 삭제 당할지도 모르겠고.....

 

2015년 10월 29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