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korman 2017. 2. 28. 11:25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아직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이제 낮 시간엔 봄이 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제주도에는 유채꽃을 비롯하여 매화꽃도 한창 피어나고 있다고 하니 바다를 건너 육지에 당도한 꽃 소식을 들을 날도 며칠 남지 않은 것 같다. 아직 반짝 추위와 꽃샘추위가 남아 있다고는 하나 몰려오는 봄기운에 당할 재간은 없을 터이니 얼어있던 시간도 이제 따뜻한 봄 햇살에 기지개를 켜는 모양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드디어 야구가 시작됐다. 국내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우선 WBC에 참가한 나라끼리 본 경기에 앞서 평가전부터 포문이 열렸다. 며칠 뒤에는 비록 몇 경기 되지는 않지만 A조 1라운드 경기도 우리나라에서 열린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출발이 좋다는 뉴스도 들어오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각 나라별 리그가 시작되면 한국야구는 물론 미국에서 활약하는 우리선수들의 경기도 중계되고 가끔 일본의 경기도 중계되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나 필요한 시간에 TV를 틀면 야구를 볼 수 있는 날도 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 뉴스조차도 보기 싫은 요즈음 중복되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스포츠 채널이 많아 각종 스포츠중계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예전에 내가 썼던 스포츠와 관련된 다른 글에서 야구경기의 고무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고의4구는 다 던지지 말고 심판에게의 의사표현으로 타자를 그냥 나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는데 미국의 메이저리그에서 누가 내 글을 읽었는지(?) 요새 그 사안에 대하여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떤 선수가 그에 대하여 고의4구에 타자를 그냥 내보낸다면 홈런치고 베이스를 돌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였다는데 그 역시 시간을 줄이는 한 방법이 되겠다. 그런데 고의4구는 그렇다 치고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지 않으면 선수나 관중이나 재미있을까?


북한도 야구를 하는지 궁금하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120여개국 이상이 가입되어 있었다. 그 숫자에서 우리나라 남자는 현재 3위에 올라있고 여자는 7위에 있다. 각 국제경기 출전에 의한 점수를 매겨 순위를 결정하는 것 같은데 북한 남자팀은 공동 73위, 여자팀은 공동 13위에 올라있다. 순위만을 보면 북한 남자팀은 중위권 이상, 여자 야구팀은 무척 잘 하는 듯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남자 73위 이하에는 점수가 없고 여자 13위 이하에도 점수가 없다. 따라서 120여개국 중에 남자 72위 아래는 모두 공동 73위고 여자 12위 아래부터는 모두 공동 13위가 된다. 남북이 야구경기를 할 수 있는 날은 통일만큼 멀기만 한 것 같았다.


예전 글에서 나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다. 옵사이드를 없애면 축구가 한층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였었다. 그런데 FIFA에서도 누가 내 글을 읽었는지(?) 요즈음 국제축구연맹에서 옵사이드를 없애자는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그게 만약 시행된다면 골키퍼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맨 앞에 나가 있는 자기팀 선수에게 롱~~~킥을 하려 할 테니 이야말로 뻥뻥 내지르기만 하는 뻥축구가 되지 않을까?


야구경기에는 늘 구름 같은 관중이 운집하지만 우리나라 K리그 축구경기에는 관중들이 운동장을 채워주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축구장을 찾는 일은 없으니 뭘 이야기 할 입장은 못 되지만 국제 축구규정과 상관없이 K리그에서 한 가지 고려하였으면 하는 것은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공의 처리문제다. 야구에서는 타자가 관중석에 떨어지는 파울볼을 치면 그 공은 주운 관중의 몫이 된다. 그래서 홈런볼이나 파울볼을 잡으려고 글로브는 물론 심지어는 잠자리채 까지 동원하는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진다. 축구에서도 선수들이 골문을 빗나가는 슛을 하거나 옆줄로 걷어낸다거나 할 때 공이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그 공을 다시 운동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런데 야구처럼 만일 관중석에 들어온 공은 그걸 잡은 관중의 몫으로 돌리면 어떨까? 축구중계를 보면서 이게 관중을 부르는 이벤트에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야외 스포츠의 계절이 왔다. 비록 중계방송을 보더라도 탁 트인 녹색의 공간에서 하는 경기는 실내스포츠 보다는 한결 시원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제 내일이면 3월,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TV스포츠를 즐길 준비를 한다.


2017년 2월 28일

하늘빛

http://blog.daum.net/ringing

* 3.1절에 태극기 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