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노란바탕 신호등

korman 2021. 4. 7. 17:39

노란바탕 신호등

 

평소에 그저 지켜야 하는 대로 무심하게 초록색이 켜지면 가고 화살표가 켜지면 그 방향대로 돌고 빨간빛이 보이면 브레이크를 밟던 길에 정차하여 신호등을 바라보며 가끔 어떤 신호등 바탕색이 눈에 더 잘 뜨일까 생각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현재 우리나라 거리의 신호등 바탕색은 모두 검은색이다. 그러나 학교 근처에 기 설치되었거나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신호등들의 바탕은 모두 노란색으로 되어 있다. 내 기억에 길거리 한복판으로 노면전차가 다니던 나의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에는 모두 노란색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검은색으로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신호 중에는 U턴 신호가 있다. 많은 곳에 이런 장소가 있지만 신호등 표시는 좌회전 신호와 혼돈되지 않도록 땅 쪽으로 초록색 화살표를 가리키게 하고 옆에 부가설명이 붙어있다. 운전을 하고 다니며 난 이 U턴 표시에 늘 의문점이 있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신호등이 LED등으로 바뀌었지만 땅을 가리키는 화살표는 그대로였고 요즈음처럼 LED로 원하는 모양을 다 만들어내는 시대에 신호등 새로 바꾸면서 U턴 표시등에는 U자를 넣으면 될 텐데 왜 아직도 땅을 가리키고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생각이 통해서였을까 최근에 내가 자주 다니는 큰 도로에 U자등이 2군데 설치되었다. 아직 그곳 외에 다른 곳에서는 발견하지 못하였지만 새로 설치된 U자 등이 산뜻해 보였다.

 

가끔 큰 길 사거리 건널목 보행자 신호등아래 빨간색과 초록색 두 가지만 있는 자동차용 신호등이 따로 설치된 곳을 만날 때가 있다. 사거리 자동차 전용 신호와는 무관하게 보행자신호와 연동된 우회전 신호다. 그런데 이 신호가 어떤 때는 사거리의 자동차 전용 녹색신호와 혼돈될 때가 있다. 좌회전 화살표처럼 우회전 화살표로 표시하였으면 좋으련만 그냥 보통 직진 신호와 크기와 모양이 같은 것으로 되어 있어 이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면 사거리 자동차 신호는 빨간불인데도 불구하고 짐짓 직진 신호가 켜진 것으로 착각이 일어날 때가 있는 것이다. 어디엔가 화살표로 표시된 데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내가 만난 이 신호등은 모두 동일한 것이었다. 왜 이 신호는 우측화살표로 하지 않는지 참 궁금하다.

 

많은 곳을 관찰하며 다닌 것은 아니지만 내가 다녀본 도시 중에서 미국 도시의 신호등 바탕색은 지금 우리 학교근처에 설치되는 것처럼 모두 노란색이었고 런던은 검은색에 하얀 테두리가 둘려져 있었으며 특징은 빨간 신호등이 다른 것에 비하여 좀 더 커서 위험 신호가 얼른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파리는 검은 바탕이었으며 건널목 연계 우회전 차량 신호등이 승차한 운전자 눈높이에 맞춰 낮게 그러나 앞의 자동차 전용 신호와 구분되게 작은 크기로 설치되어 있었다. 도쿄는 검은 바탕이었지만 가끔 회색이 눈에 띄었는데 그게 학교 부근이었는지는 살펴보지 않았다. 혹 도시나 지방마다 다른 바탕색을 사용하는 나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험은 그랬고 그 외 다른 국가의 도시들도 대부분 검은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호등 배치에 있어서도 지금 우리나라에는 등이 세로로 배치된 신호등은 없는 듯 한데 다른 나라에는 세로신호등은 물론 사거리 가운데에 쇠줄로 대롱대롱 매달아 놓은 곳도 있었다. 이것 역시 내가 어렸을 때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모습이다.

 

세계 공통으로 노란색은 위험을 표시하는 색이라고 한다. 노란색 바탕만 있는 곳에서는 특별히 눈에 확 뜨이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처럼 검은색 위주의 신호등에 가끔 노란색 바탕이 섞여 있으면 눈에 잘 뜨여 운전자들이 쉽게 특정지역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래서 학교 앞 노란바탕의 신호등을 난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이런 곳을 오가는 운전자들이 대부분 잘 지키는 것 같지만 아직도 제한속도나 노란어린이 보호차량에 대한 인식이 좀 낮은 운전자들도 있다. 특히 속도는 물론 신호까지 무시하고 무법질주를 하는 오토바이를 볼 때마다 과연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고는 있는지 개탄스러울 때가 있다.

 

요즈음도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아이들 사고에 대한 뉴스가 연이어 들린다. 그렇게 까지는 안 된다 할지라도 학교버스가 정차하면 양방향 자동차들이 모두 정차하고 이를 어기면 어디에선가 정말 벼락같이 경찰이 나타나던 미국에서의 일과 이면도로같은 넓지 않은 길에서는 비록 자신의 신호일지라도 건널목에 사람이 서 있으면 양방향 차들이 모두 정차하고 사람을 건너게 하던 유럽에서의 보행자에 대한 배려를 목격한 나로서는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노란버스에 대한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의 인식변화와 지속적인 단속이 뒤따르기 전에는 아무리 아이들의 보호를 위한 좋은 시설물들이 설치되고 강한 관계법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실효성이 이에 비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종종 이런 경우 선진국 사람들의 선진화된 생각들을 예로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선진국 사람들이라고 자신의 의지가 늘 그러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선진화된 생각이 가미되기는 하였겠지만 오랫동안 계속된 계몽과 단속에서의 훈련되고 자동화된 행동이 운전자들을 그리 만든 게 아닐까 한다면 나의 억측이 될까? 도로교통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선진화되기 전에는 비록 부유한 국가일지라도 선진국이 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내 평소의 생각은 아직 변함이 없다. 도로교통법은 비록 나라를 지탱하는 방대한 법전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강령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4월 4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NMRcOt4WpA8 링크
Greatest 200 Romantic Saxophone Love Songs - Best Relaxing Saxophone Songs Ever - Instrumenta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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