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211-220225
법정스님이 쓰신 책 중에 제일 처음으로 읽은 책은 ‘무소유’라는 책이었다. 다 읽은 후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가는 친구에게 비행기 안에서 읽으라고 준 기억이 난다. 그런데 법정스님이 입적을 하시며 남기신 이야기 가운데 당신이 세상을 하직하면 당신께서 쓰신 모든 책을 절판하라고 하셨다고 하여 정가 만원도 안 되었던 그 ‘무소유’라는 책이 한 때 150만원까지 값이 치솟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 부작용으로 책은 다시 인쇄되어 나오고 책값은 정상 으로 돌아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스님은 세상 사람들이 과하게 소유하는 것을 염려하여 책 이름도‘무소유’라 지었거늘 사람들은 이 책을 소유하기 위하여 흡사 경매처럼 책값을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만원도 안 되는 책을 150만원씩이나 주고 소유하였던 사람들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 책값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정신적 자산으로 여기지 않고 물질을 앞세운 돈으로 그 가치를 환산하려 한 자신의 잘못은 탓하였을까? 혹시 스님을 냅다 욕하지는 않았겠지. 누군가 나에게 천정부지로 치솟는 책값에 친구에게 주어버린 책이 아깝지 않았냐고 물었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하여야 했을까?
이 ‘오두막 편지’는 무소유에 이어 내가 두 번째로 읽은 스님의 책이었을 것이다. 몇 년 전 송광사에 다녀오며 스님이 머물렀던 곳에 이름 붙여진 산책로를 걸어본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 쓰인 모든 글들은 그냥 보통 사람들도 하고자 하면 다 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들이지만 늘 곁에 두고 자주 읽어도 다시 새롭게 다가오는 인생의 주옥같은 흔적이 될 글들이다. 주옥에 비교한다는 것조차 물질에 비교하는 것이니 별로 좋은 비교는 아니지만 처음 출간 되었을 때 일고 이번에 재차 읽음에도 전혀 읽었던 기억 없이 새롭게 읽은 책이 되었다.
2022년 2월 25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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