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16-220324
이 책의 제목만을 보면 우선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성문화나 인터넷상에 무수히 떠다니는 일본의 성씨 와 관련된 우스갯소리들을 떠 올릴지 모르겠다. 나 도 그런 걸 연상하였지만 책의 목차를 살펴보고는 엉뚱한 상상을 한 것이 좀 쑥스러웠다. 일본의 기모 노가 12겹이라는 것은 이 책의 설명을 통하여 처음 알았다. 우리나라 한복도 배우지 않으면 전통대로 입기가 어렵지만 기모노라는 것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매우 입기 힘든 것이라 한다.
이 책은 일본통이라는 모 방송국 일본 전문PD가 지 은 책이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고대, 중세, 근 대, 현대로 나누어 소개한 책이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 작가는 일본의 고대 역사적 배경과 근대에 이르는 문화적 발달은 우리민족에 의한 것으로 우리 민족의 우월성만을 강조하느라 역사적 분석에 대한 형평성을 잃고 팔이 안으로 굽는 식으로 일관한 것 같다.
물론 기록에는 없다 하지만 고대 일본에 우리 민족이 끼친 영향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많은 것에 짐작으로 결론을 짓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며 중세에 우리나라가 왜 일본에 당했으며 그들은 어찌 외국문물을 받아들여 우리보다 우원한 입지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분석도 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국가를 개방하고 서양무기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면 임진왜란이라는 걸 그렇게 불행하게 겪었을까? 그 많은 도공들은 어떤 연유로 일본 땅에 가야 했을까? 물론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도 있겠지만 당시 우리 도공들을 우리는 어떤 대우를 하였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하다.
근대나 현대에 대한 문화적인 것도 그러하다. 작가는 일본이 서양 것을 모두 베껴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약간은 비웃음기 섞인 표현을 하였지만 우리의 도자기 문화는 일본에 전해지기 전에 중국의 영향을 받아 우리 것으로 만든 것 아닌가? 또한 일본이 근대에 서양에 관리들과 학생들을 파견하여 많은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그들의 것으로 하는 동안 우리는 무었을 하였는지 간과하고 있다. 우리도 만일 책에 쓰인 대로 일본이 배우고 닦은 서양의 문물과 근대식 군대와 무기 체계를 일본보다 일찍 갖추었다면 일본에 강점당할 수 있었을까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고대는 기록이 별로 없으니 그렇다 하더라도 중세와 근대에 일본이 국가 발전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하였으며 그 연대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냉정한 비교분석이 아쉬운 책이었다. 우리가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전제품의 기술은 우리가 일본에서 베껴온 것을 발전시킨 것이고 우리가 도자기 기술을 일본에 전수했다고 하여 지금 우리의 생활 도자기가 세계의 시장에서 일본을 넘어서는 것도 아니다. 골동품의 가치가 높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것에 우월감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일본 전문가로서 그렇게 우월감을 가졌던 일본에 대하여 우리가 이제 다시 지구촌에서 일본을 넘어서기 위하여 앞으로 무얼 어찌했으면 하는 개괄적 방향이라도 독자들에게 언급하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도 느끼게 한 책이었다.
2022년 3월 24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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