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잡다한 이야기

조선통신사

korman 2022. 5. 15. 20:44

220504-220515

 

잠깐 생각해 보았다. 국사시간에 ‘조선 통신사’라는 걸 언제 배웠을까? 중고등 학교에서 국사를 배우는 시간이 있었으니 자세히는 아니라도 중세 한일관계에 이런 방문단이 있었다는 데 대한 것은 낯설지 가 않지만 통신사 일행이 일본을 방문하 는 과정과 경로 등에 대한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예전의 국사 선생님들도 가르쳐주시긴 하셨을 텐데 기억에 없으니 안 배웠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이 책에 적힌 것들도 2~3일 지나면 그저 그렇게 그렇게 다녀왔구나 라는 기억 외에는 그리 많은 것이 머리에 남아있을 거라는 기대는 안 하고 있지만.

 

요즈음은 국사를 내가 학교 다닐 때처럼 그리 심각하게 가르치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조선총신사가 있었다는 건 역사의 한 중요한 부분이니 등한시 하지는 않겠지만 그 이름에 앞서 ‘통신사’라는 이름 자체가 요새 학생층에서 듣는다면 우선 떠오르는 게 어디 SK나 KT처럼 이동통신사가 하나 더 생겼나 생각할 정도로 익숙한 용어가 되기는 하겠다.

 

350~500여명이 한양에서 출발하여 대마도를 거쳐 지금의 도쿄에 이르는 길은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배를 타야하는 기간이 긴 관계로 풍랑을 만나면 무척 고생하였을 것이라는 건 쉽게 상상이 가지만 그 많은 인원이 다시 무사히 한영으로 돌아오는 10여개 월의 기간이 얼마나 험하였을까는 책을 읽어도 쉽게 그려지지는 않는다. 그 장구한 기간 동안 낯설고 물설은 남의 나라 땅이 모두에게 얼마나 불편하였을까.

 

통신사를 일본에 파견한 것은 세종10년 이후 십 수차례라고 한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절에도 보내졌었다고 하는데 그 여정의 기록을 살펴보면 통신사에 속한 사람들은 일본인들을 오랑캐, 왜인, 무식자 등등 부르고 일인들이 조선의 문화와 문명을 접하려고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하며 우월감에 젖어 있었다고 한다. 책을 쓴 작가는 조선통신사가 그 우월감에 젖어 일본을 잘 살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가끔 피력하였다.

 

내가 읽은 다른 책에서 임진왜란 전에 파견되었던 조선통신사의 정사와 부사가 일본에 다녀온 후 보고에 한 사람은 일본이 전쟁을 준비하니 그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고 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정 반대의 보고를 하였다고 한다. 임금은 그 보고를 듣고 전쟁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쪽의 이야기를 믿는 바람에 임진왜란에 대비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당시 정사와 부사는 다른 당파 소속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임진왜란은 나라를 두고 당파싸움을 한 결과가 되겠다.

 

책을 읽으며 또 그 속에 인용된 통신사의 기록을 보며 십 수 차례 동안 우월감만을 내세우지 말고 변화되는 일본을 잘 관찰하였다면 임진왜란, 정유재란, 36년 감점기가 발생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통신사는 일본 막부의 장군이 바뀌었을 때 일본 측의 요청에 의하여 축하사절의 목적을 띄고 간 외교사절이었는데 그들은 그 흔적을 불분명하게 하고 바뀐 장군에게 조공을 바치려고 방문한 조공사절단이라고 하였다 한다. 그들이 요청하였다면 우리 쪽에 그들의 요청서 같은 기록이 남았어야 하는데 그런 건 남아있지 않은지 책에 그 이야기는 없다.

 

아무튼 통신사 파견 간격이 7년~10년 정도로 되어 있는데 그런 기간의 차이를 두고 다녔으면서도 변화되는 일본을 간파하지 못하고 우월감만을 내세웠다는 건 지금 생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다른 책에 의하면 중세의 일본은 서양에서 많은 문물을 받아드렸고 그로 인하여 당시 신식 무기도 장만하였으며 유럽의 군사체제도 받아들였다고 했는데 통신사는 그런 변화되는 일본을 간파하지 못하였는지 안타까운 일이라 느껴진다.

 

최초 통신사 파견의 목적은 대마도를 근거로 한 왜구를 평정하는 일이었다는데 고려 말기부터 세종대왕 때까지 여러 차례 대마도를 정벌하였으면서도 왜 우리 땅으로 편입하지 않았는지 의아스럽다. 그 당시 상황대로라면 정벌 후 충분히 우리 땅으로 만들 수가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튼 과거는 돌아오지 않으니 지금의 일본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잘 살펴볼 일이다.

 

2022년 5월 15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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