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자신이 누군지 알려나?

korman 2008. 3. 22. 23:52

자신이 누군지 알려나?


뉴스를 보다 보면 종종 영화나 혹은 특정인의 공개 발언이 자신들의 직업이나 속한 단체, 종교 등을 왜곡 혹은 비하하였다거나 또는 성적 차별하였다거나 하여 관련 단체들이 이를 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때에 따라서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대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에는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하는 우리나라의 호적법이 여성을 차별하고 특별한 경우 자식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다고 여성 단체가 주관이 되어 개정을 요구하여 그녀들이 바라는 대로 개정되었다. 따라서 한부모의 자녀 모두가 어머니 성을 따르겠다고 하면 그리 하도록 하였다. 내 아들이 김씨 성을 가진 아내를 맞아 두 아이를 낳고 두 아이 모두가 어머니 성을 따르겠다고 하면 내 친손들은 나와는 성이 다른 김 아무개가 될 것이다. 반면에 내 딸이 김씨 성을 가진 남편을 맞아 그 아이들이 어머니 성을 따르겠다고 하면 내 외손들이 이씨 성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두세대쯤 내려가면 한 집안에 김이박안정최가 모두 생겨날 지도 모르겠다. 입양을 한다든가 부모의 재가로 두 집안이 하나가 될 경우 혹은 편모가 될 경우처럼 특수한 입장이 된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편리하도록 선택권을 주어야 하겠지만 정상적인 가정에 여러 개의 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처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서양이나 일본에서는 여자가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른다. 그렇다고 그들이 정상적인 가정에서 조차 후대에 성이 여러 개 나올 수 있는 우리와 같은 법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우리 남자들도 서양식으로 마누라 성을 남편 성으로 바꾸라고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면 정상적인 가정의 여자는 남편과 성이 같으므로 아이들이 어머니 성을 따르겠다고 하여도 성이 바뀐다고 걱정 할 필요도 없겠구만.


요새 TV의 모 자산관리회사의 광고를 보면서 호적법도 갈아 치운 여성 단체에서 왜 그 광고에 대하여는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있는지 의아해지는 마음이다. 광고에 보면 아주 멋지게 차려입은 여자가 늘씬한 개 몇 마리를 데리고 등장하는데 이 여자분 그 개 몇 마리를 주체하지 못하여 길거리에서 이리 엉키고 저리 엉키고 엉망이 된 모습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그런데 조금 후에는 멋진 산사가 같은 개들을 데리고 나타나는데 그 신사가 조련하는 개들의 모습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아주 우아하기 까지 하다. 물론 이 광고의 의도는 자산관리를 잘 못하는 회사와 잘 하는 회사, 즉 자신들의 회사를 나타내기 위한 비교가 의도라고 말 하겠지만 호적법 까지 바꾼 여성들이라면 당연히 이 광고에 시비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영화 내용에 자신들이 어떻다 하여 시비를 거는 세상 아닌가. 그런데 광고가 계속되어도 어느 누구도 시비를 걸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마치 여자들이 자산관리를 하면 그리 될 거라고 자인을 하듯이.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말이 참 많다. 말을 못해야 할 사람 같은데도 자신은 탈락할 사람이 아닌데 탈락되었다고 주장을 한다. 공천을 받은 사람도 만일 탈락 되었다면 또 그리 말을 할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도 모르면서 국민의 마음을 알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좀 돌아보라고 시비를 걸고 싶은 마음도 든다. 어제 김 아무개 전대통령께서 모당 공천이 잘못 되었다고 한 말씀 하셨다. 아들이 후보가 되지 못한데서 오는 서운한 분풀인지 아직도 자신을 상왕 혹은 태상왕으로 인식하시는 것인지 간섭을 하시려 하신다. 대통령으로 국고에 외화가 얼마나 있는지도 파악 못하셨던 분이 자신의 뒤는 돌아보지 않으시고 그리 말씀하신다.


자산관리회사 광고에 그 여자 분이 나오는 장면 대신에 이들을 세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면 시빗거리가 되려나?


2008년 3월 열 아흐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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