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무소유의 탐욕

korman 2010. 3. 20. 00:08

 

 

 

무소유의 탐욕

 

법정스님께서

무소유의 가르침을 주고 떠난 자리에

인간들의 소유욕이 넘실거린다.

절판하라 하였기 때문인가

그것도 소유하지 말라 하였거늘.

 

한 사람이 쓴 책이라는 게 신문처럼

매일 발행되는 것이 아니매

스님의 책은 가장 최근 것이라 해도

몇 개월 전에 출판된 것이거늘

당신의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분들은

이미 다 읽었음직한 책들을

웃돈까지 주고 소유코자 하는 사람들은

가르침을 받고자 함인가 아니면

그저 자신의 책꽂이에 꽂아놓고

다른 이들에게 전시하기 위함인가.

무소유라는 가르침의 단순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법 한데.

 

인터넷으로, 뉴스로, 책으로, 법회로

관심 기울인 사람들에게는

어디에서나 늘 같이할 수 있었던

스님의 무소유 가르침은 그러나

당신이 떠나신 그 순간부터

탐욕의 대상이 되었다.

 

살아 계실 때 지으신 그 몇 권의 책을

그리 관심이 깊었으면

살아 계실 때 마련해 보지 아니하고

떠나신 후 소유코자 함에

당신의 가르침에 대한

인간의 이중성이 엿보인다.

스님의 가르침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인가.

겉표지가 금빛 찬란한 책도 아니거늘.

 

문득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겉표지가 가죽으로 되었다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생각이 난다.

나도 속물인가?

 

2010년 3월 스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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