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과 미녀응원단
내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일주일 후에 열린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는 북한 선수단 선발대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걸핏하면 어기는 그들이라 경기에 참여 하겠다고 해 놓고는 개막 며칠 남겨놓고 이런 저런 이유로 안 온다고 하면 대진표를 짜는 대회 진행요원들이 참 골치 아프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물론 그런 경우를 생각하여 복안도 가지고 있었겠지만 선발대를 보내 놓고 나머지 선수들을 안 보내지는 않을 테니 진행요원들이 한숨 돌리겠다.
온다 안 온다 하던 응원단은 결국 오지 않는다고 한다. 누가 오라고 한 것도 아니건만 자기들이 오겠다고 하여 그러라고 하였더니만 회담 한 번 하고는 우리 쪽에서 잘못하여 오지 않겠다고 한다. TV로 통해본 그들의 발표가 참 가관이다. 국제 경기에 선수단을 보내고 안 보내고는 각 해당 국가에서 결정하고 또 그에 대한 경비도 해당 국가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참가여부는 북한 자신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우리는 아시안게임 대회 규정대로 다른 나라와 같이 그들을 대하면 된다. 그러나 응원단은 별개의 문제이다. 응원단은 게임을 행하기 위한 선수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응원단 보내는 문제로 남북회담을 하는 것도 우스운 문제지만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호들갑을 떨다 왜 안 보내겠다는 건지 그 진짜 속내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우리를 비난하는 것은 참 어불성설이다.
선수단을 보내고 싶은데 나라가 가난하여 보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각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경기단체에서 재정적 도움을 준다고 한다. 만일 북한 선수단이 그 규정에 따라 도움이의 대상이 된다면 그렇게 하면 되고 또 같은 민족으로 아시안게임을 주최하는 우리 쪽에서 플러스알파의 도움을 줄 수 있으면 가능한 한 도와주면 된다. 그러나 응원단 문제는 다르다. 응원단에 대한 것은 국제경기단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우리 쪽에서도 오는 것을 막지는 않겠지만 원칙적으로 필요한 경비는 그들의 책임임이 강조되어야 한다. 과거 부산과 대구에서 재미 좀 봤다고 응원단 참가에 필요한 비용을 우리가 전액 부담하겠지 하는 지레짐작으로 회담을 하자고 했다가 자신들의 생각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응원단 불참의 책임을 우리 쪽에 돌리고 있는 북한이 무슨 목적으로 응원단을 보내려 하였는지 우리는 그것을 간과하여서는 아니 된다.
뉴스에 의하면 어제 인천의 어느 시민단체가 정부에서 북한응원단에 관심이 없으면 인천시에서 초청을 하라고 시당국에 압력성 건의를 한 모양이다. 난 그 뉴스를 들으며 시민단체가 참 할 일 없다고 느꼈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지표에서 인천은 스스로의 재정면에서 편안한 도시는 되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이번 아시안게임도 흑자를 바라보기는 어려울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북한의 응원단을 왜 인천시에서 데려와야 한다는 말인가? 혹자는 냉각된 남북의 해동을 위하여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그들을 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마 인천의 그 시민단체에서도 그런 이론을 내 세웠을지 모르겠다. 북한의 응원단은 과거 부산과 대구에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호기심과 향수를 달래기 위하여 우리 쪽에서 막대한 경비를 부담하여야 할까? 그들이 온다고 남북의 현안문제들이 풀려 나갈 수 있을까? 결론은 “아니올시다”가 맞는다는 생각이다. 그리 흩뜨려 쓸 돈 있으면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식량과 경공업 차관을 합쳐 북한이 2037년까지 우리 정부에 직접 갚아야 할 차관의 원리금은 9억6천153만 달러(약 1조173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에서 지난 4월까지 북한이 상환했어야 할 원금이 2,660만 달러(2014년 4월 2일 nate.com에 입력된 연합뉴스 참조)라는데 우리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북한은 이자는 물론 원리금 상환에 대해서도 아직 묵묵부답이라 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늘 우리의 군사훈련이나 국제행사, 심지어는 교황방문시에도 미사일을 쏴 가면서 협박을 하고 있다. 참 철면피다. 문제는 우리 정치권 누구도 이런 사항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그들은 아시안게임에 자기 선수들을 파견하고도 동 기간 중에 또 미사일을 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가 건넨 차관은 하늘로 살아진 줄 끊어진 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사람들은 북한의 응원단이 미녀라서 좋다고 한다. 그 응원 프로그램들이야 우리가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다 하였던, 그러나 지금은 촌스러워진 레퍼토리다. 응원단 초청을 언급한 시민단체가 북한의 미녀들을 보고자 하였다면 현재 모 종편방송에서 일요일에 방송하는 “이만갑”이라는 프로를 보면 될 것이고 눈요기를 원하였다면 한일전 야구 경기에 우리 프로구단 치어리더들이 합동응원을 할 계획이라니까 그리로 가면 될 것이다. 시민단체던 개인이던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국가나 사회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가지고 있겠지만 존재를 내 세우고 싶었다면 이 시점에서 북한에 응원단 보다는 미사일 쏠 돈 있으면 차관을 갚으라고 한마디 던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14년 9월 12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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