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못다한 아시안게임 이야기

korman 2014. 10. 2. 18:40

 

 

           사진 : 아시안게임 요트경기장

 

 

못 다한 아시안게임 이야기

 

어제 아침 인터넷 뉴스난에 인천아시안게임은 “돈 없는 아마추어의 실패작”이라는 기사제목이 첫줄에 진한 색으로 올라왔다. 아시안게임 유치 뒷이야기에서부터 유치 후 개최까지 7년 동안 지켜보았다는 S아무개 공중파방송사 기자의 기사이고 또 일부 수긍가는 내용도 있지만 그렇다고 아직 경기가 큰 사고 없이 한창 진행 중이고 관련 국제기구에서도 이렇다 할 평가를 내지 않은 상태인데 여러 곳에서 흉이 좀 나타났다고 우리 방송사가 미리 나서서 실패작이라 단정 짓는 것은 중계방송도 시청률을 생각하며 한정된 경기만을 하는 방송사에서 취할 행동은 아닌 듯싶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610084&plink=ORI)참조.

 

방송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아시안게임은 공중파방송 3사와 그 방송국들이 운영하는 스포츠케이블방송에서 중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계를 보니 늘 하던 대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시청률이 확보되는 경기에 중계가 집중이 되고 그래서 방송사들끼리 같은 시간에 같은 경기를 중계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생중계라면 모르겠으되 녹화중계에까지, 특히 스포츠케이블에서 조차 중복에 재방송까지 겹치는 경우가, 내가 볼 때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종종 있었다. 민영방송의 경우야 스폰서가 붙어야 하니 상업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이해하겠지만 시청료의 가치를 늘 생각한다는 KBS의 경우에는 스포츠케이블의 경우만이라도 비인기종목에 중계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비인기종목 선수들이 한창 땀을 흘리는 시각에, 비록 우리나라선수 한 사람이 뛰고 있다 할지라도, 일본야구를, 그것도 녹화중계를 하고 있다는 것이 과연 주간방송사가 취해야 할 행동인지 의심스럽다. 또한 초등학생수준의 팀을 상대로 콜드게임으로 이긴 야구경기가 자꾸 재방송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금메달 딴 야구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다. 예선에서 콜드게임으로 이겼던 대만을 결승에서 어렵게 누르고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덕아웃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마운드로 뛰쳐나왔다. 참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선수들이 좀 진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우리 팀은 빼어나다고 하는 현역프로선수들로 구성되었다. 반면에 다른 나라 선수들의 수준은 우리나라 중학생에게도 못 미치는 경기력을 가진 팀들이었다. 그나마 중국은 계속 발전하는 팀이고 대만과 일본이 우리 상대쯤으로 여겨졌지만 진작 일본은 우리가 예선에서 콜드게임으로 이긴 대만에게도 큰 점수차로 지는 팀이 왔으며 진작 우리는 일본과 싸워보지도 못하였다. 따라서 아무리 금메달을 땄다고 하여도 그리 소란스럽게 뛰어나올 일이 아니었다. 물론 13명이란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받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안할까만 첩첩산중을 뚫고 정상에 올라오는 다른 구기종목과 개인종목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좀 자중했어야 할 일이었다. 오히려 열악한 환경에서도 야구선수들을 이끌고 와 경기가 성립되게 하여 준 태국, 홍콩, 몰골, 파키스탄 등과 같은 나라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는 퇴출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오히려 모든 동남아 국가에서 행하고 있는 세팍타크로와 중동국가들 및 영국권에 있는 전 세계 나라들에게서도 널리 행해지고 있는 크리켓 같은 경기에 우리가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으로 인천에 크리켓 전용구장이 생겼다. 임사구장처럼 보여 철수되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그대로 두어 우리나라 크리켓의 요람이 되었으면 한다.

 

축구이야기 좀 간단히 하고 싶다. 축구라는 것이 90분 이상을 그 넓은 운동장을 계속 뛰어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많다. 경기를 마치고 운동장에 쓰러지는 선수들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남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여자선수들은 참 대단하다고도 느껴진다. 그래서 국제대회를 보면 보편적으로 경기 후 2일 이상을 쉰 후에 다름 경기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하루 쉬고 경기를 하게 짜여 있다. 아직 남자 결승전이 남아 있지만 경기 일정이 너무 촉박하게 짜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장 사정이라고 변명하겠지만 현재 인천에는 3개의 운동장이 있고 경기장을 빌려주고 있는 근처 도시들도 모두 국제규격의 잔디구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혹사당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제 레슬링 중계를 보면서 팔이 빠지고 무릎을 다쳐 온 몸에 미라처럼 테이핑을 한 우리 선수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결국에는 결승전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또 야구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록 이 레슬링선수가 결승전에서 지더라도 그가 따낸 은메달은 야구의 금메달보다도 몇 배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금메달 숫자만 세어 몇 등을 하였다고 자찬하는 것은 무의미한 숫자놀음으로 보인다.

 

2014년 10월 2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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