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인 원광식 성종사 대표가 대만 불광산사 범종을 타종하는 모습.

대만 최대의 범종으로 불광산사에 봉안될 예정인 범종이 웅장한 소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국내 대표적인 범종 제작업체인 진천 성종사(대표 원광식)는 11월16일 15개월의 범종 주조 작업을 거쳐 제작한 범종 타종 행사를 가졌다. 성종사가 제작한 범종은 대만 불광산사에 요청으로 지난해부터 제작에 들어갔다.

불광산사는 대만에서 가장 규모가 크면서도 우수한 범종을 제작하는 계획을 세우고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여러 범종 제작업체를 돌아다니면 기술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종사가 소리와 기술면에서 가장 적합한 제작업체라는 결론을 내렸고,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인 원광식 대표가 이끌고 있는 성종사와 범종 제작에 들어가게 됐다.

원광식 주철장 역시 대만 최대 사찰인 불광산사에 설치되는 범종인만큼 제작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본과 대만, 중국 등 여러 범종업체들과 경쟁을 거쳐 제작 업체로 선정돼 대만 불광산사 범종 제작을 계기로 성종사의 기술력과 한국 범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는 생각에서다.

한·중·일 범종양식 혼합…범종표면에 ‘금강경’ 새겨

높이 4.32m, 직경 2.55m로 대만 내 최대 범종 평가

그동안 성종사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국내에서는 최고의 범종 제작업체로 평가를 받아왔지만 세계적으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광식 주철장이 제작한 대만 불광산사 범종은 높이 4.32m, 직경 2.55m의 규모로 대만 최대의 범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물 제397호인 봉선사 대종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한.중.일 3국의 범종양식이 혼합된 점이 특징이다.

또 표면에는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문화로써 불법(佛法)을 펼치고, 자선으로 사회복지를 이루고, 수행으로 인심을 정화한다’는 불광산사의 교지와 함께 5200여 자에 달하는 <금강경>이 새겨졌다.

무게만도 25톤에 달하는 초대형 범종으로 성종사 특허공법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범종 제작공법인 밀랍주조공법으로 제작됐다. 완성된 범종은 표면 가공과 음향 조율 등 마무리 작업을 거친 뒤, 오는 12월 개관 1주년을 맞이하는 대만 불광산사 불타기념관(佛陀紀念館)에 봉안될 예정이다.

이날 범종 타종행사에는 대만 불광산사 통림학원 강사 혜호스님과 서울 불광산사 주지 의은스님, 신도들이 참가해 범종의 위용을 감상하고 직접 타종하며 범종의 소리를 감상했다. 범종의 외관과 소리 모두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종사에서 주조한 대만 불광산사 범종. 대만 최대의 범종으로 무게만도 25톤에 달한다.

범종 조성 불사 총 책임을 맡았던 혜호스님은 “4년 전부터 범종불사 계획을 세우고 한국과 일본의 업체들을 알아본 결과 규모가 큰 범종을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성종사 밖에 없었다”며 “오랜 시간이 걸려 범종 제작을 마무리한 만큼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서울 불광산사 주지 의은스님도 “종소리의 높고 낮음이 있어 좋은 것 같다. 앞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불타기념관에 봉안해 항상 종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광식 주철장은 “대형 주물임에도 불구하며 범종 표면에 금강경 구절 하나하나가 잘 새겨져 만족스럽다”며 “불광산사 범종으로 인해 앞으로 대만, 중국 등 중화권 국가로의 범종 수출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2867호/ 11월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