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에도 겨울은 남아있다. 오래 전 선물 받은 분재나무가 가엾어 맘대로 크라고 그 때 큰 화분으로 갈아줬는데도 이미 고목이 되었는지 이파리 나오기가 무척 힘들다. 가지마다 삐죽이 연초록색 어린 순이 다닥다닥 붙었는데 목피를 뚫는 게 그리 어려운가 덧창 연 봄볕에도 이파리 펼치기가 힘겨워 보인다. 가지를 물에 부풀리면 수월함이 있을까 분무도 하여 보지만 바라볼 때 마다 사람의 즐거움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그를 조로하게 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자연의 법칙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을 공연히 더딘 시간이라고 내가 초조해 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늙어 보이는 목피가 윤기 빠지고 주름지는 내 피부와 같아 나 스스로 처량함을 더하는 것인지. 내 창가엔 엊그제 이웃이 들고 온 봄 꽃 한 송이는 있으되 환한 봄볕에도 아직 겨울은 다 가시지 않고 있다. 2019년 4월 15일 하늘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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