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신선은 간 데 없고

korman 2019. 4. 25. 18:48





신선은 간 데 없고


신선(神仙)은

사공이 노 젓는 뱃머리에서

퉁소 불며 바다를 건넜을까

망주봉 꼭대기에서

수평선 바라보며

대금 불며 놀았을까?


신선의 유유자적이라더니

선유도 회색빛 하늘 아래엔

신선은 어디가고

총천연색 인간군상뿐이더라.


뱃머리에 갈라지는 물길은

눈에 서리지도 않았는데

신선을 나르던 황포돛배는

가슴에 그려보지도 못한 채

뱃고동 소리대신

성미 급한 자동차 경적을 들으며

철통에 실려

신작로 다리를 건넜네.


가슴까지 늘어진 흰 수염과

도포자락 봄 바람에 날리며

신선이 바라봤을 천하제일 경관은

아직 무언지도 모르는데

카메라 꺼내들기 무섭게

가이드는 시간 늦었다며

또다시 철통으로 밀어 넣네.

그야말로 

왔오 못 보았오 떠났오.


선유봉 때문이었나

왜구의 침탈 역사가 깊어서였나

선유도(仙遊島) 

그 신선이 놀던 이름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다는데

군산에 내어준 그 이름

군산도(群山島)

이제

되돌아올 때도 되었을 터

방주봉 신당에 바라건대

신선이 뭐라고 하건대

옛 이름 되찾게 하소서.


신선만큼 오래된 친구들과

신선이 놀던 봉우리에 오르니

우리가 신선이요

우리가 탔던 철통은

‘신선호’로세.


2019년 4월 20일

친구들과의 선유도 유람 후

하늘빛

음악 : 유튜브


참고(선유도) : 네이버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4124889&cid=43737&categoryId=59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