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노란 바람에 실려

korman 2019. 10. 8. 18:15



    사진 : 야후


노란 바람에 실려


작년 봄

가지치기를 당한

동네 은행나무들이

아직

시골 신작로 가녘

포플러 모양을 닮아있다.


옆으로 뻗은

가지는 다 잘려 나가고

하늘로 뻗은

굵은 기둥만 남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림자를 만드는

가지는 없다.

그래도

전봇대 같은 기둥은

새봄

이파리를 뱉어내고

계절의 조화를 이루어

태풍에 흔들린 몸으로

거리에

가을의 열매를 떨구었다.


창밖으로

노란 바람이 불겠지.

그 바람에 실려

이 가을

어찌 지내시냐는

묵은 목소리

전화 한 통 있으려나?


2019년 10월 8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