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흔들리며
먼 발취에서
멍하니
산허리 바라보다
억새밭 일렁이면
가을이 오는구나
그리 생각합니다.
산중턱 오르다
억새풀 사이
바람 스치는 소리 들리거든
가을이 문턱에 왔구나
그리 느껴도 좋겠소.
습지 고랑 수면에
일렁일렁 물주름 지면
가을이 오나보다
그리 생각합니다.
갯골가녘 갈대 끝에
삐죽 내민 마른 꽃 보이면
가을이 문턱을 넘었구나
그리 느껴도 좋겠소.
산등성에 개울가에
고개 숙인 채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바람 따라 흔들리고
물결 따라 오가는
마른 이파리 보이거든
그러면
가을이 익었구나
그리 생각하시구려.
오는 가을에
세월 빠르다 투정마시고
그냥
세월에 흔들리며 사시오.
그래도
깊은 가을 만산홍엽은
볼만하다오.
2021년 9월 5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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