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경제야 놀자

korman 2006. 12. 21. 21:00

보물  제11-2호 , 문경김룡사동종(聞慶金龍寺銅鍾)

경북 김천시 직지사박물관내 소재, 김룡사 소유

조선범종

 

어제 MBC의 “경제야 놀자”라는 프로그램의 작가라는 분에게서 전화가 결려왔다. 까페와 블로그를 보고 까페운영자 계회장에게 연락하여 나의 전화번호를 알았노라고.


이야기인즉 이번 주 금요일 “경제야 놀자” 프로그램 녹화가 있는데 조형기씨가 가지고 있는 몇 개의 종에 대하여 그 경제적 가치를 이야기 하는 코너에 종을 수집하는 사람으로서 출연하여 그 가치를 측정하는데 거들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가능하다고 하였더니 다시 전화를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혹시 오늘 연락이 올지 몰라 금요일은 다른 약속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저녁 무렵 전화가 걸려왔다. 금요일 1시 가량 방송국에서 만나 잠시 콘티 (사전각본)을 짜고 녹화를 할 수 있겠냐는 물음이었다. 나는 어제 전화에서 작가분이 얼마짜리 종을 몇 개 가지고 있느냐의 물음에 숫자로야 400개가 넘지만 골동품도 아니고 일반적인 취미로 수집하는 종의 가치가 커야 얼마나 크겠냐고 답변 하였던 지라 조형기씨가 가지고 나온다는 종에 대하여 좀 알고 싶어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대답인즉 그 종들은 조형기씨가 샀던 것이 아니라  어느 분에게서 선물 받은 것이며 그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그 대답을 듣고 나는 작가에게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그 이유로 “본인이 오래전에 구입하여 지금 그 가치가 올라갔다면 경제야놀자에서 다룰 수 있겠지만 조형기씨를 아끼는 다른 사람이 선물을 한 것을 가지고 공개된 장소에서 그 가치를 논한다는 것은 선물을 준 사람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선물은 그 가치를 떠나서 주고받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인데 만일 작가분이 누구에게 어떤 선물을 하였는데 받은 분이 공개된 장소에서 그 가치를 따지고 있으면 기분이 어떠시겠습니까? 그리고 경제라는 것이 투자를 하고 그 투자에 대한 댓가가 돌아와야 하는 것이지 선물 받은 것을 가지고 가치를 논하는 것이 무슨 경제를 다루는 프로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런 것이라면 협조해 드릴 수 없습니다.” 라고 출연 요청을 거절 하였다.


그 전화를 받고 남이 준 선물을 마음으로 받지 않고 그 가치로 받는 사람들로 인하여 뇌물이란 것이 생겨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선물 받은 것을 가지고 경제 운운하겠다는 사람들 참 생각 없이 프로를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그 프로그램을 볼 시청자들은 무었인가 하는 생각이 저녁 내내 교차되어 실없이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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