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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가버린 걸 알았네

이제야 가버린 걸 알았네 온다는 인사 건네 온 바 없고 간다는 인사 들은 바도 없네 오가던 말든 내 알바 아니라도 벽걸이 달력장은 잘도 넘어가네 잘 가라 손 흔들어 보낸 적 없고 어서 오라 양팔 내민 적도 없는데 뉘라서 오가는 모습 보았을까 만은 사람들은 세월이 잘도 오간다하네 누가 떠먹여 주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수저질 한 것도 아니면서 해가 바뀔 때 마다 사람들은 나이만 먹었다고 푸념하고 있구나 아침에 오르는 새 해를 바라보며 저녁을 잉태하는 해넘이 속에서도 하늘 물들이는 노을에 시간 모르다 이제야 한 세월 가버린 걸 알았네. 2023년 12월 26일 하늘빛

생의 마지막 당부 (One Last Thing) - 웬디 미첼 / 아나 와튼

231205-231220 생의 마지막 당부 (One Last Thing) 웬디 미첼 / 아나 와튼 - 조진경 옯김 - 문예춘추사 이 책은 치매환자가 쓴 책이다. 두 사람이 공동 저자로 되어 있다. ‘웬디 미첼’은 2014년 58세의 나이로 치매진단을 받았다고 소개되어 있으나 ‘아나 와튼’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인지 소개되어있지 않다. 두 사람은 다른 책들도 같이 지은 것이 있으며 앞으로도 같이 할 것이라는 소개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나 와튼’도 치매환자인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웬디 미첼이 쓰는 글을 아나 와튼이 정리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신간으로 눈에 뜨이는 순간 연말에 올해의 마지막 책으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된 것은 치매환자가 지은 책이라는 데 치매에도 글을 쓸 수가 있었을까 하는..

뭘 정리하나?

뭘 정리하나? 매해 12월 후반이 되면 지난해 12월에는 어떤 글을 썼나하고 찾아 읽어본다. 누구나 그럴 테지만 12월에는 세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썼다. 비단 12월이 아니더라도 70이 넘으면서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세월타령이 많았던 것 같다. 보이지도 않는 것에 모든 사람들이 신경 쓰는 것은 세월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아들이야 세월이 빨리 가서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뒤를 돌아보며 ‘그 때가 좋았지’하는 게 세월 아니겠나. 작년 연말에 버려야지 하고 들춰 놓고는 또 다시 집어넣었던 노란 대봉투속 서류들을 다시 꺼내 보면서 올해도 ‘이걸 버려야 하나’ 고심하고 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서류들의 폐기연한은 5년이라는데 작년에 들춰보고 까맣게 잊고 있다가..

600년된 종 : 베트남의 국보

600년된 종 : 베트남의 국보 베트남 하띤(Ha Tinh)의 중부지방에 있는 로이(Roi) 탑의 종이 국보로 인정받았다. 현재 하띤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 이 유물은 14세기에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폐허가된 하띤성 로이파고다의 바닥에서 1989년 한 농부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수십년동안 이곳 저곳을 전전하던 이 종은 2019년 복원과 전시를 위하여 하띤박물관에 자리를 잡았다. 종 위에는 쩐 왕조의 높은 문화적 수준을 보여주는 섬세한 모티브와 장식이 많아 각인되어 높은 수준의 청동 주조법을 보여준다. 종 위에는 시인 팜수 만(Pham Su Manh, 1300~1384)의 시가 새겨져 있다. 종에는 또한 하띤, 베트남, 아시아의 문화적 요소, 특히 불교가 잘 반영되어 있다. 쩐 왕조(1226-1400) 동안 ..

나를 바꿀 수 없다면 말투를 바꿔라 - 정병태 - N넥스웍

231108-231130 나를 바꿀 수 없다면 말투를 바꿔라 - 정병태 - N넥스웍 이 책 제목을 보고 첫 번째 생각난 분이 60년 전 내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6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다. 학급회의를 하면서 당시 학교생활에서 좋지 않은 행동, 고쳐야 할 행동들에 대하여 토론과 토의를 벌리던 중이었다. 회의를 참관하고 계시던 선생님께서 다 듣고 계시다가 회의 말미에 한 말씀 하셨다. “다 좋은 의견인데 말들이 너무 부정적이다. 좀 긍정적으로 말을 고쳐하는 게 바람직하다. 어려운 일이지만 되도록 그래야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고 긍정적인 생각은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라는 말씀이었다. 선생님께서는 당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좀 더 쉬운 말을 하셨겠지만 지금 나이로 해석하면 그렇다. 내가 ..

카테고리 없음 2023.12.06

2박3일의 가을여행

2박3일의 가을여행 수원역을 출발한 KTX가 신경주역에 도착한 때는 예정보다 7분 정도가 늦은 시각이었다. 늦은 데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심심하면 터지던 스피커에선 감감 무소식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아무런 설명이나 사과도 없었다. 아마 7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승객들에게 뭔가를 알려야 하는 분이 코리언타임에 대한 인식을 아직 가지고 있다면 7분이야 7초에 가까운 시간이겠지. 모든 탈것들이 항상 정해진 시간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시간 남짓 가는 시간에 7분 정도면 작은 시간도 아니거늘. 중학교 때는 수학여행으로, 첫째가 서너 살 먹었을 때쯤에는 가족 여행으로 왔던 기억과 함께 KTX를 탔다. 자유롭게 배낭 메고 떠나보자고 여행 계획을 세우며 이미 인터넷..

남국의 열기 속에서

남국의 열기 속에서 국제공항 치고는 많이 작다고 느끼면서 입국 심사대를 나왔다. 심야시간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 여러 비행기들은 모두 한국에서 출발한 국적기였고 들리는 사람 소리 또한 모두 한국말이었다. 그 시간에 입국심사를 받는 사람도 역시 거의 한국 사람이었다. 국내에서 퍼지고 있는 ‘인천광역시 다낭구(區)’ 혹은 ‘경기도 다낭시’라는 신 행정구역이 공연한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현지 한국인 가이드가 기다린다는 공항 밖으로 나갔다. 정해진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시차를 두고 도착하는 다른 비행기를 타고 온 분들과 합류를 해야 한다고 하여 오랜 시간을 화단 시멘트 옹벽에 앉아 심야의 남국 열기를 몸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버스가 도착한 호텔은 해변이 잘 보이는, 드넓은 해수욕장..

CEO 칭기스칸 - 김종래 - 삼성경제연구소

231012-231107 CEO 칭기스칸 김종래 - 삼성경제연구소 이 책의 부제는 ‘유목민에게서 배우는 21세기 경영전략’이다. 이 책보다 먼저 읽은 책이 ‘칭기즈칸’이라는 책이었다. ‘칭기즈칸’이나 ‘칭기스칸’이나 동일 인물이기는 하지만 지은이가 다르고 책의 부제가 CEO의 경영전략이 언급되어 있으며 출판이 ‘삼성경제연구소’로 되어 있어 칭기스칸과 기업경영 및 경영자와의 관계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는지 궁금하여 읽어보았다. 제목과 부제만 보고 책을 손에 들고는 저자가 누구인지 살피다 보니 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언뜻 생각나 먼저 읽은 책을 들춰보니 ‘칭기즈칸의 결의’를 쓴 분이었다. 본인이 쓴 글이니 물론 이 책 속에도 같은 결의가 들어있었다. 저자의 약력을 잠시 살펴보았다. 언론사에서 오랫동안 일..

칭기즈칸 - 헤럴드 램

230920-231020 칭기즈칸 (Genghis Khan, The Emperer of all men) 헤럴드 램(지음) - 강영규(번역) - 현실과 미래 활자가 작고 페이지마다 글자가 많기는 하였지만 두꺼운 다른 역사책과는 달리 일반 책과 비슷한 이 책을 읽는데 한 달이 걸렸다. 칭기즈칸의 위대함을 살피며 읽느라 그런 건 아니다. 가을에 들어서면서 책을 읽는 시간에 그만큼 게을러졌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시간을 많이 사용하여야 하는 다른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일이 끝난 후 며칠 동안에 남아있던 부분을 모두 읽었다. 이 책에서 사용한 칭기즈칸의 이름은 영문으로 Genghis Khan이다. 위키백과에 표기된 그의 이름은 몽골어를 비롯하여 Činggis Qan, Чингис хаан 成吉思汗 성..

코미디 1,2,3

코미디 1,2,3 연전에 일본에서 있었던 WBC 야구 대회에서 우리나라 우물 안에서는 스타라고 하는 한 선수가 안타를 치고 나가 스스로 격하게 축하하다가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지는 바람에 아웃된 일이 있었다. 그가 베이스에 진출한 순간은 우리나라에게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 사건은 전 세계 야구인들과 야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나중에 상대팀에서는 그 순간을 노렸다고 하였다. 그의 평소 행동에서 그런 순간이 주어질 것 같아 그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하였다. 상대팀에서는 우리 선수들의 안타 후 행동까지도 간파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그 야구 스타가 회자되는 것은 롤러스케이팅 결승에서 그 당시와 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금메달을 땄다고 성급하게 스스로 환호하며 자축하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