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 738

젖은 낙엽

한여름 어느날 친구가 카톡에 올렸다. "평일 낮에 집에 있으려니 '젖은 낙엽' 같네" 라고. 그 글을 보고 문득 생각나 한구절 적어 보았다. 젖은 낙엽 한가을 들판에 고운 낙엽 가득한데 가을비가 눈치 없이 추적추적 내리네 낙엽 모아 책갈피에 세월을 간직 하던 세일러복 가을 소녀는 어디에 있을까 비에 젖은 낙엽 노년 세월 닮았을까 모닥불 붙이매 청춘 불길은 어디가고 흩어지는 회색 연기만이 앞을 가리네 내 세월 언제 젖은 낙엽에 불길일거나 연기가 이는 것은 낙엽을 말리는 것 마른 귀퉁이로 조금씩 불길은 일겠지 비구름 갈라지며 내미는 사이 하늘길 젖은 낙엽 한 귀퉁이 불씨를 닮았구나. 2023년 8월 30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

가을 초입에

가을 초입에 바다엔 수평선 땅엔 지평선 둘은 있는데 하늘이 만드는 천평선은 없네 하늘은 무한이라 선이 그이질 못할까 수평선 지평선이 하늘에 닿아 있으니 그들이 곧 천평선일까 가을하늘 뭉게구름은 지평선 너머에 있나 수평선 속으로 숨었나 오늘도 도시의 하늘엔 평선 없는 얼룩 스카이라인만 생겼다. 2023년 8월 30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yINx_rRaxrM링크 I MISS YOU | Emotional Sad Piano

무엇이 중헌디?

무엇이 중헌디? 8월15일 동네 큰길 네거리 모퉁이에 현수막 하나가 걸렸다. 상업적 불법 현수막이라면 누군가 구청에 신고라도 하겠지만 그러지 못할 현수막이다. 최근에 온 동네를 앞장서서 현수막으로 지저분하게 만드는 장본인들이 건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 꼭 누군가를 꾸짖는 내용이다. 설마 자기 자신들이 아니고 국민들을 꾸짖는 건 아니겠지?. 6.25때는 이런 현수막은 걸리지 않았었다. 6.25전쟁도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사 중 하나이거늘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가 없다는 장본인들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하여 산화하신 분들을 추모하는 현수막은 동네에서 보질 못하였다. 뭐 내가 6월의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거니 하면 된다. 아마 역사 인식과 현실에 대..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 - 서화동

230726-230810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 - 서화동 - 은행나무 책을 손에 쥐고 우선 다른 책 보다는 훨씬 무겁다고 느꼈다. 아마도 우리나라를 대표하 는 33인의 큰스님들 말씀을 엮은 책이라 그런 것 같다. 사실 다른 책에 비하여 종이가 그 중요한 말씀만큼이나 좋고 두껍다. 쪽 수가 다른 책에 비하여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종이 때문에 두껍고 무겁다. 왜 33인을 선정하였는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33인이라는 숫자가 나왔을 때 독립선언이 생각났지만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하였다. 어쩌면 불교계를 이끌어 나가시는 분들이니 의도적으로 그 숫자에 맞혔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이 왜 내 책꽂이에 놓여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러니 더더군다나 읽은 기억도 없다. 달라이라마를 비롯하여 가끔 우리나라 ..

더위 속에서

더위 속에서 뒷담 옆 공터에 코스모스 무리지어 피었다고 가을이 왔다더냐 창밖으로 푸른 하늘 보이고 고추잠자리 떼 지어 오르내린다고 더위가 기울었더냐 불기둥보다 더한 햇볕에 더위 먹은 가로수 솔솔 지나는 바람에도 이파리 흔들 기운조차 없는지 축 늘어진 채 그러나 길가에 그늘은 내렸네. 여름 다하기 전 짝 찾을 매미들만 가로수 잎 뒤에 숨어 더위 먹은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 피어난 거리의 신기루 속으로 도시의 소음에 뒤질세라 여름살이 울음만 뿌려대고 있구나 2023년 8월 3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jE-tpQ-o8ho 링크 Adagio · Michael Maxwell · Steve Wingfield · Dani..

우리문화 이웃문화 - 목수 신영훈

230704-230723 우리문화 이웃문화 - 목수 신영훈 - 문학수첩 개인기록을 찾아보니 12~3년 전쯤의 일이었다. 큰 아이의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이탈리아 수입상의 사장과 회사 구매담당자인 여자직원이 한국 출장길에 내 집을 찾은 적이 있었다. 그 회사의 남자 사장과는 처음 만나는 사이라 “만 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악수로 인사를 나누었다. 동행한 여직원은 그 1년 전쯤 혼자 출장을 왔을 때 기 인사를 나눈 사이라 그런지 손을 잡더니 갑자기 볼 인사를 곁들였다. 나도 유럽에 출장을 가면 처음 인사에도 스스럼없이 볼을 가져다 대는 상대방을 만나기는 하였기 때문에 볼 인사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한국적 문화에서는 숙달되지 않는 것이 그 볼 인사법이었다. 유럽에서도 볼 인사법은 민족마다 다른 것인지 ..

졸부들의 합창

졸부들의 합창 웬만한 분들은 다 아시다 시피 미국 뉴욕의 맨해튼지역 내 모든 길은 일직선으로 바둑판처럼 짜여있고 거의 모든 차도에서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 블록이 많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큰 건물 같은 것은 통째로 한 블록을 모두 점령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며 이 경우는 건물의 네 귀퉁이가 모두 차도에 노출되어 있다고 하겠다. 한 블록 전체가 아니라도 앞뒤 두 면이 도로변에 걸쳐 있는 건물들도 또한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런 건물들을 위하여 우리 시내 아파트 단지처럼 방음벽이 설치된 곳은 없으니 대부분의 건물이 길거리 소음을 그대로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듯싶다. 창문까지 방음을 잘한 고급 호텔이나 고층건물 상층부에 있는 호화 콘도미니엄 같은 곳은 소음의 영향이 없겠지만. 한..

벽오동 심은 뜻은 - 서영훈

230620-230628 벽오동 심은 뜻은 - 서영훈 - 백산서당 이 책은 2002년 1월 11일에 저자로부터 직접 받은 책이다. 1999년 5월에 3쇄로 발간된 책을 표지 다음 장에 직접 서명을 하여 보내 주셨다. 당시에도 읽기는 읽었지만 책 내용이 워낙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라 교과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20년 전에 읽었으니 그 때 내 나이가 지금보다는 많이 활동적인 때였고 세상이 빠르게 바뀌는 시기였으므로 내용에 공감하며 읽기는 하였으나 그리 차분한 마음으로 책 내용을 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책을 다시 읽은 느낌은 책속의 모든 내용이 그 때가 아니라 지금의 세상을 두고 하신 말씀 같아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는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마 20여년의 세월이 그리 생각을 바뀌..

백년을 살아보니 - 김형석

230602-230618 백년을 살아보니 - 김형석 - Denstroy 작년 12월 후반에 이 분이 쓴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서도 100세를 사신 노 철학자는 인생과 행복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펼쳤다. 이 책은 먼저 읽은 책보다 먼저 발행되었으니 같은 분이 저술한 비슷한 책을 나중에 나온 것을 먼저 읽고 먼저 나온 책을 나중에 읽은 형태가 되었다. 그 책이나 이 책이나 100여년을 살아오면서 경험한 자신의 기록이며 그런 경험에 대한 순간순간 철학자로써의 덧붙임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그 분처럼 100세를 넘겨 생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비슷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이 적혀있다고..

인식계몽

인식계몽 내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자주 쓰던 말이 있다. “상식이 없으면 지식이라도 있던가 지식이 없으면 상식이라도 있던가”라는 말이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혼자만의 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 사회적으로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일컬어 하는 소리였다. 별로 기분 좋은 분위기에서 사용하는 말은 못되니 과거에는 자주 사용했다 하더라도 현재나 미래에는 쓸 일이 없어야 하겠는데 미래는 고사하고 지금 그 말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타인은 고려하지 않고 본인만 위한 행동을 하는,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자신의 가게나 사는 집 앞에 자그마한 공간이 있으면 작은 화단을 만들거나 화분을 놓고 철 따라 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