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 738

강요된 건강교실

강요된 건강교실 천주교 신부들이 입는 것과 비슷한 검은 옷에 군화처럼 생긴 신발을 신고 여행객들 앞에 선 그는 흡사 영화의 주연배우와 액션이나 특정 행동을 전담하는 대역배우를 합쳐놓은 것 같았다. 그의 설명은 나처럼 무뢰한에게는 거의 전문 의료인의 수준이었으며 행위는 달인에 가까웠다. 난 그의 연기를 보면서 오징어를 잘 굽던, 아니 구워지는 오징어의 변화되는 모습을 행동으로 잘 표현하여 갈채를 받았던, 그러나 지금은 세상에 없는 코미디언 한 분이 떠올랐다. 가이드 소개로는 그는 정부에서 직접 특별 관리하는 특정 약재를 위하여 베트남 정부에서 고용한 한국인 안내원(판매원)이라고 했다. 그 말이 맞는다면 배우 모집 수준의 오디션을 통과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옵션이라고는 하지만 자유스러울 권리는 없고 참여의..

달라이라마의 행복론-달라이 라마·하워드 카틀러

230419-230531 달라이라마의 행복론-달라이 라마·하워드 카틀러-류시화 옮김-김영사 책이 좀 두껍고 (종이도 물론 두껍다) 페이지마다 글자 수가 많으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할 것이 많은 책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기 까지 일반적인 책에 비하여 너무 많은 시일이 걸렸다. 물론 5월에 책을 읽을 수 없었던 날들이 좀 있기는 하였지만 한 달 하고도 열흘이나 걸렸다. 이 책이 최초 발행된 때를 보니 2001년 말에 처음 발간되고 2002년에 본격적으로 인쇄되었으니 내가 처음 이 책을 대하고 페이지를 넘겼을 때는 2002년 초일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때는 지금보다 더 했을 테지만 두 번 읽었어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흡사 어떤 스님이 왜 사냐는 물음에 ‘그냥 산다’라고 답..

출석빈곤

출석빈곤 모 방송 뉴스시간에 한 기자가 나와 요즈음 초등학교 자녀를 둔 엄마들이 비행기표를 예약하느라 법석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그 이면에 ‘출석빈곤’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처음 듣는 단어인지라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았다. 그리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초등학교에서 유행하는 말이라고 하여도 초등학생들이 만들어낸 단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혹 과시하기 좋아하는 부모들이 지어내어 아이들이 듣는데서 이야기를 나눈 게 아이들 사이에 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는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선진국에서 행하는 것처럼 일정기간 부모와 여행 혹은 다른 활동을 위하여 학교에 나오지 않더라도 결석으로 간주하지 않는 제도가 있다고..

가정의 달 5월에

가정의 달 5월에 매해 5월이 오면 모든 매스컴에서 뿐만이 아니고 정부기관이나 사회단체들을 비롯하여 일반 국민들까지도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표현을 쓴다. 5월은 봄이 무르익는 달이고 날씨도 보편적으로 상쾌하며 각종 아름다운 꽃들이 줄줄이 피어나기 때문인지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부부의 날’까지 가정과 관련된 각종 기념일들은 모두 5월에 모여 있다. 물론 부모님과 견주어지는 스승의 날도 5월에 있다. 그래서 그리 불리게 된 것이라 생각되는데 따라서 사회적으로도 이런 5월은 1년 12달 중 가장 의미 있는 달이 아닐까 느껴지기도 한다. 가정이라는 단위 자체가 기본적으로 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정교육은 학교교육에 견주어 덜 중요하다 할 수 없으며 가정의 구성원들인 가족..

미술로 본 한국의 에로시티즘 - 이태호

230410-230418 미술로 본 한국의 에로시티즘 - 이태호 - 여성신문사 이 책을 읽음으로써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양 3국에 대한 성문화에 대하여 분야별로 이해 가는 점은 있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3국의 성문화에 대한 비교가 되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중국 편에는 황제를 비롯하여 역사적으로 특권층이 누렸던 상황을 기록한 것이었고 일본 편에서는 주로 예전의 유곽풍경을 다루었으며 한국 편에는 역사속이나 일반 대중에 관한 성 문화 보다는 미술이나 조각 및 자연환경에서 성과 비유되는 예술적 소재만을 기술하였기 때문이다. 책 이름으로 보아 주제는 비슷하다고 하겠지만 소재와 내용은 다른 책들이니 이 세권을 읽고 성문화에 대한 상호 비교를 한다는 게 일반적으로 무의미하다 하겠다. 세권 모두 현대를 살아가는 ..

일본인과 에로스 - 서현섭

230401-230409 일본인과 에로스 - 서현섭 - 고려원 이 책을 읽기 전에 ‘중국의 에로스 문화’ 를 읽었다. 16년 전, 2006년 12월에 상하이에 출장을 갔던 일이 있었다. 호텔 을 나와 황포강(黃浦江)가를 산책하던 중 아주 오래된 서양풍 건물사이 허름한 골목길에 버젓이 ‘SEX SHOP'이란 간판을 건 가계가 눈에 띄었다. 2년 전 같 은 곳에 머물렀지만 눈에 뜨이지 않았던 곳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도 지금 흔한 ’성인용품점‘이라는 점포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홍콩이나 서양 국가들로의 여행에서는 수없이 보아 왔음에도 의아하게 생각된 점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의 표상이기 때문이었다. 그 나이에 내가 순진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국가에서 성과 관련된 여러 가..

벚꽃과 사꾸라의 밤

동네공원 야화(夜花), 밤 벚꽃. 창경궁. 일제가 우리의 창경궁을 격하하기 위하여 궁 내에 동물원을 만들고 자신들의 국화(國花)인 벚꽃(그들의 사꾸라)를 잔뜩 심어 놓고는 창경궁을 '창경원'이라 부르게 하였다. 그 창경원의 동물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예전 창경궁으로 복원하면서 일제가 심어 놓았던 그 많던 벚꽃나무는 모두 제거되었다고 한다. 동물원이 있었을 당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는 야간개장을 하였다. 사람들은 먹을 것을 싸들고 낮이나 밤이나 벚꽃 구경을 한다고 거의 인산인해였다. 일본에서도 벚꽃이 피면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가족들이나 친한사람들이 단체로 꽃구경을 가는데 그들은 그것을 화견(花見)이라 부른다고 한다. 우리는 그냥 꽃구경이라고 할 뿐, 아직 일본의 그 한자어를 쓰는 사람들은 ..

중국의 에로스 문화 - 찐원쉐

230323-230329 중국의 에로스문화-찐원쉐-우석 이 책을 펼치며 내가 생각한 것은 ‘에로스 문화’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고대건 현대건 특정인들이 아닌 국가와 사화를 구성하고 있는 일반 구성원들의 보편성 있는 성문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자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인들이 아니라 지배계층에 있었던 특권층들의 특별한 성취미와 일반인들의 성을 착취하는 막가파식 성희 또는 특권층이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성을 이용하던 사람들의 애절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근대에 들어서도 공산당 지배계급층의 성문화를 다루었으니 그것 또한 특권층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에 비디오로 대했던 홍콩의 영화들 중에 ‘금병매’, ‘소녀경’, ‘육보단’ 같은 에로 영..

라이파이-A.I의 원조가 되다

라이파이-A.I의 원조가 되다 인공지능과 연계된 SF영화 관련 기사를 읽다가 문득 지금 ‘라이파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며 인터넷에서는 라이파이를 어떻게 소개할까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네이버에 라이파이라는 4글자를 입력시키자 나온 것은 ‘LiFi'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WiFi'와 비슷한 것이라고 우선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LED의 빛을 이용한 새로운 통신기술, Light-Fidelity의 약자라고 한다. WiFi보다 100배 빠르고 정보가 새나갈 염려도 없다고 소개되어 있다. 라이파이 덕분에 모르고 있던 신지식 하나를 머리에 넣었지만 그러나 내가 찾는 라이파이는 이런 신기술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이런 신기술을 유도한, 당시에는 대단한 SF의 보고였다. 거기에 게재되었던 상상 속 초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