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 739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221203-221209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 김형석 - 열림원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인생과 관련된 글귀들 중에 “70이 되기 전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라는 게 떠오른다. 어디에서 이런 글귀를 머리에 넣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70이 넘었어도 단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는 게 인생이라고도 하였다. 이 렇든 저렇든 모두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100세를 넘긴 철학자 의 눈에는 인생이 뭐라는 게 보였을까? 내 생각에는 인생을 70에 한정짓는 것도 어렵거니와 70이라 하더라도 70까지 살아온 자전적 이야기는 할 수 있어도 딱히 인생이 뭐라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고 그저 산다는 것 자체가 인생일 테니까. 어쩌면 70을 넘겨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자체가..

월드컵

월드컵 우리가 사는 지구촌에는 나라나 민족 단위의 독특한 스포츠가 있음은 물론 전 세계인이 공통적으로 즐기는 많은 종류의 스포츠가 존재한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라는 용어 대신에 운동(運動)이라는 한자어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국가에서도 같은 한자를 쓰고 있다. 그러나 요새는, 물론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그럴 테지만, 특히 젊은 층에서나 매스컴에서는 운동 보다는 스포츠라는 용어를 즐겨 쓴다. 아마도 전문 스포츠와 일반인들이 건강을 위하여 행하는 운동과 구분을 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운동을 하는 곳은 운동장이고 스포츠를 하는 곳은 그라운드가 된다. 지구촌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즐기는 스포츠라고 하여도 나라에 따라서는 즐길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선수들을 ..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

221126-221201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 - 한상복 - 위즈덤하우스 요새는 동네 조그마한 가게를 제외하고 웬만한 규모의 마트라는 곳에 가면 카트라고 불리는 손수레가 있다.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것을 이용하고 여기에 사고자 하는 물건들을 담는다. 손수레를 밀고 천천히 걸으며 물건들이 쌓인 이 곳 저 곳을 돌아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뭇 여유롭다. 그러나 수레를 밀고 진열대 사이를 좀 다니다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순간이 종종 일어난다. 물건을 고를 때는 수레를 진열대 한 쪽에 붙여 놓고 고르면 좋으련만 통로에 대각선으로 걸쳐 놓는다던가 가운데에 놓음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편의를 위하여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면도로의 인도를 걷다보..

독립기념관 가을특집

가을말, 동네 초등학교 아이들과 같이 독립기념관을 다녀왔다. 난 개인적으로 '독립기념관'이라는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 해방 되었다고 하여 (독립되었다고 하여) '독립기념관'이라 붙였다고 알고 있는데 본디 우리나라는 독립국가였기 때문이다. 독립국가였던 우리가 외세의 침략을 받아 잠시 나라의 자존심이 구겨졌을 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나라를 빼았겼다 되찾있을 뿐 미국처럼 원래 인정된 나라가 아니었다가, 인디언들의 부족단위 거주지가 있기는 하였지만, 나라를 세우고 독립한 경우와는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간.......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WEM796QaIgY 링크 군가-멸..

철부지

철부지 어느덧 11월도 며칠 남지 않았고 이제 12월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그저 이야기 하던 버릇대로 ‘세월은....’을 읊을 것이다. 매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보다는 같은 세월을 놓고 뭔가 다른 말이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뭐 신통한 건 떠오르지 않는다. ‘구관이 명관’이라 하듯 이것도 ‘구작이 명작’인 모양이다. 아무튼 달력은 어느새 마지막 장을 보인다. 동네 금융기관이나 안경점에서 새 달력을 받아 가라는 문자가 왔다. 그러나 선뜻 받으로 가는 게 내키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달력을 인식해서가 아니라 세월 가는 게 반갑지 않은 나이가 되었기 때문 일게다. 사람들은 아직 “지금은 늦가을이지”라고 말하지만 계절은 이미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을 지났다. 그런데 길거리엔 아직 반팔 옷차림을 ..

아산 현충사와 안면도

동네 모임 행사의 일환으로 오랫만에 아산 현충사와 안면도를 찾았다. ▲ 충무문과 충무공 기념관 영정 앞에서 분향드리고 사진을 찍으려 하였으나 햇빛이 영정 유리에 강하게 반사되어 사진은 포기하고 분향과 묵념만 하였다. 내 기억으로 1976년쯤 나녀오고 이번에 다시 간 것 같은데 그간 주위의 모든 것이 많이 변해 있었다. 기념관을 돌아보며 "당시 이순신을 처형하자고 했을 때 그 분을 저세상으로 보냈다면 아마도 우리가 왜인들의 지배를 36년이 아니라 200년을 받았을 것"이라 하였더니 동행자들 모두가 동의하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 교육을 시키는 젊은 부모들이 있어 국가의 장래가 밝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가을 속 봄. 깊은 가을의 빨간 단풍을 무시하고 목련은 계절을 잊은채 다시 피겠다고 봉우리를 맺었다. ..

비틀거리는 술잔 휘청거리는 술꾼 이야기

221116-221121 비틀거리는 술잔 휘청거리는 술꾼 이야기 - 남태우 - 열린문화 이런 걸 추억이라고 해야 하나 기억이라고 해야하나 잘 모르겠지만 내가 술이라 하는 것을 처음 입에 댄 것은 대학에 들어가 신입생 환영회 때라 생각된다. 그 당시 막걸리로 시작하여 ‘도라지위스키’라는,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양주라 생각되는데, 당시에는 그래도 고급술 이라고 그것으로 끝맺음을 했고 그 술을 이기지 못하여 밖으로 나오다 끝내는 모두 계단에 쏟아버린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떠올랐다. 그러나 이 책에 그 도라지 위스키는 소개되지 않았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술이라 하면 모두 나라 안에서도 만날 수 있는 세월이 되었지만 양주에 무뢰한이었던 시절이었으니 그 도라지위스키가 나에게는 최고급 술이 되었..

베란다가 있는 풍경

221030-221107 베란다가 있는 풍경 - 이옥순 - 책세상221030-221107 이 가을에 오래된 한옥의 사랑방 툇마루에 앉아 앞이 탁 트인 전망 속, 가까이는 갖가지 가을꽃들이 제 맘대로 얽혀있는 앞마당과, 멀게는 만산홍엽의 산자락에 뭉게구름 둥실대는 하늘가를 바라보며, 도자기잔에 국화주 한 잔 따라 입술을 적시는 모습을 상상해 보지 않은 사람 있을까? 거기에 석양마저 깃들면 무릎 한 번 탁 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이 한국산 툇마루가 서양 베란 다의 기원이라고 하면 믿어줄 이는 없겠지만 전문가들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서양 베란다의 모습과 기능은 툇마루를 닮았다. 나무를 잘 다듬어 지은 서양식 주택, 지붕으로부터 늘어지게 내어진 긴 처마 밑에 길게 일(一)자로 놓인 마루위에서 잘 가꾸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