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 739

음력설(Lunar New year)

음력설(Lunar New year)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새해가 시작될 때는 업무상으로 교신하던 해외의 여러 업체들과 개인들로부터 의례적인 연하장이 이메일이나 핸드폰을 통하여 도래하였다. 지금은 이메일 보다는 거의 모든 연하장이 스마트폰을 통한 사진이나 영상형태로 들어온다. 물론 나도 한국적인 그림을 첨가하여 개인적인 연하장을 만들어 보낸다. 그럴 때마다 어떤 문구를 써야할지 고민이 된다. 사람도 같고 업체도 같은데 매해 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게 너무 형식적인 것 같아 좀 다른 표현이 없을까 생각하기는 하지만 늘 같은 문구로 회귀하곤 한다. 하기야 다른데서 도래하는 것에도 뭐 특별한 건 없다. 늘 사용하는 "Happy New year!"가 있을 뿐. 개인적으로 좀 더 친분이 있는 사람은 건강이나 가정 등..

여전히 먼 - 인천작가회의

230114-230115 여전히 먼 - 인천작가회의 - 다인아트 해가 바뀌는 달 작년에 이웃집 시인에게서 시집 하나를 건네받았다. 내가 사는 지역의 시인들 모임에서 발간한 비매품시집. 세어보니 43명의 신작시(詩)가 들어 있었다. 아마도 지역 작가회의에 소속된 시인들이 모여 발간하는 시집인 모양이다. 작가들의 모임에서 발간하는 시집이라 일반 서점에서 판매하는 개인 시집보다 세 배 정도는 두껍지만 산문이나 소설처럼 글자 수가 많지 않으니 단지 몇 시간이면 읽을 만한 책이지만 시라는 게 좀 독특한 문장인지라 분석과 생각을 가미하며 읽으려니 처음 읽는 데 이틀이 결렸다. 그렇다 하여도 거기에 쓰인 시들을 모두 이해했느냐 한다면 그렇지가 못하다. 아마도 이해 못한 시가 더 많다고 생각하여도 될 것 같다. 예전 ..

겨울비

겨울비 도시에 겨울비가 내린다. 3일 동안 굵은비, 가랑비, 이슬비, 안개비 오늘도 해는 나오지 않았다. 봄이 오나? 겨울에 비가 내리면 봄을 재촉한다는데 설도 안 지난 한 겨울날 봄은 아직 먼 발취에 있을 텐데. 시골에도 비가 내리면 논에 언 얼음 녹아 아이들 썰매 탈 데가 없어질 텐데 그래도 비가내리면 물 없는 논에도 비고여 다시 추운 날 더 넓은 얼음 생기겠지. 도시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타이어 아스팔트 먼지 섞인 검은 물 흐르는 건 매한가지 그래도 겨울엔 비보다 눈이 좋은걸. 2023년 1월 15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8THVhOmaDdQ 링크 The Elegance of Pachelbel - S..

버리고 떠나기 - 법정 - 샘터

221220-230108 버리고 떠나기 - 법정 - 샘터 특정 종교에서는 인간을 포함하여 만물은 신이 만들었다고 한다. 나는 과학적인 진화론을 믿는 사람 중에 하나지만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고 가정하였을 때, 그렇다면 ‘인간은 신이 만든 실패작 중의 하나가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신이 만든 세상을 가장 어지럽히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욕’이라는 것은 인간이 부여 받은 핵심적인 불량요소이다. 인간의 온갖 나쁜 점들은 모두 그 과욕과 연계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면 동물들에게서도 물론 그 욕심은 나타난다. 그러나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들은 한 번 배부르면 다시 배가 고파질 때가지 다른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자기의 영역을 침범당하면 싸움을 불사하는 동물이지만 과욕적으로..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동네에 있는 학교들 중에서 초등학교가 어제 제일 먼저 졸업식을 가졌다. 손주들 중에서 첫 손녀가 학교라고 이름 지은 곳의 처음 졸업생이 되었음에 이를 축하하여야겠기로 손녀의 학교 교문을 들어서다 혼자 실소를 하였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졸업 현수막의 “축 제00회 졸업식”이라 쓰였던 것과는 다른 문장이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2022학년도 제00회 졸업장 수여식” 난 이 현수막을 보며 아무리 시대가 변했기로서니 이제는 졸업을 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졸업장이라는, 초등학교를 졸업했다고 증명하는 종이장이 졸업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시대인가보다 생각되었다. 언제부터 이런 용어를 쓰기 시작하였을까 하고 인터넷 이미지를 검색하여보았다. ‘졸업장 수여식’이라는 게 모든 학교에 ..

새해를 맞으며 또 다짐해 본다.

새해를 맞으며 또 다짐해 본다. 2023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통상 새해가 시작되면 ‘새해가 밝았다’라고 많이 이야기 한다. 모두가 새로운 해에 각자가 품은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세상을 밝히는 해에 비유하는 모양이다. 중국이나 일본과 같이 한자를 쓰는 나라에서는 모두 새해를 신년(新年)이라고 쓰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新年이라 쓰고 신년이라 읽는다. 한자문화권에 있는 다른 나라들처럼 우리나라도 비록 新年이라고 쓰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우리말로 ‘새해’라는 단어가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가 신년이라고 읽는 것처럼 자국어로 읽는 한자어 신년 외에 우리의 ‘새해’와 같은 고유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 ‘해’라는 글자를 매일을 밝게 해주는, 하늘에 뜨는 ..

용서 - 달라이 라마 - 빅터 챈

221205-221219 용서 - 달라이 라마 · 빅터 챈 - 류시화 옮김 - 오래된나무 이 책을 읽는 동안 절친한 친구 중 에 젊은 시절 늘 나에게 자신이 믿는 종교를 믿으며 용서를 구하면 내가 저지른 잘못을 다 용서 받는다며 그리하라고 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난 그 친구가 그런 말을 꺼낼 때마다 “윤리와 도덕과 상식과 법률에 입각하여 열심히 사는 내가 뭘 잘못 했다고 누구에게 무슨 용서를 빌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답을 하곤 했었다. 덧붙여 “내가 누군가에게 잘못을 하였으면 상대방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고 또 나로부터 피해를 당한 상대방이 있다면 그가 나를 용서하여야 내가 진정으로 용서를 받는 것이지 내가 왜 엉뚱한 곳에다 대고 용서를 구하여야 하나?”라는 말도 늘 덧붙였다. 그 친구는 이제 ..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김장을 한다 하니 가족이 모두 모였다. 예전과는 달리 포기수도 얼마 되지 않고 그나마 절인배추를 택배로 받아 속만 넣으니 내가 집사람을 좀 도와주면 더하여 다른 식구들의 도움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식들과 손주들이 다 모였다. 손주들은 속 넣은 게 재미있다고 (실은 금방 실증이 나 다른 놀이를 찾지만) 할머니 옆에 붙어 앉았고 며느리와 딸은 주도적으로 일을 하였으니 내가 뭐 딱히 도와야 할 일은 없었다. 아들과 사위는 으레 김장날이면 주어지는 돼지고기 수육과 냉장고에 넣어둔 소주병에 더 관심이 있었다. 모두 모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던 중 며늘아이가 “좀 있다가 교복 맞추러가요.”라고 말을 꺼냈다. 난 생각지도 않고 무심하게 누가 무슨 교복을 맞추냐고 물었다. “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