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6

가을 초입에

가을 초입에 바다엔 수평선 땅엔 지평선 둘은 있는데 하늘이 만드는 천평선은 없네 하늘은 무한이라 선이 그이질 못할까 수평선 지평선이 하늘에 닿아 있으니 그들이 곧 천평선일까 가을하늘 뭉게구름은 지평선 너머에 있나 수평선 속으로 숨었나 오늘도 도시의 하늘엔 평선 없는 얼룩 스카이라인만 생겼다. 2023년 8월 30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yINx_rRaxrM링크 I MISS YOU | Emotional Sad Piano

가을이 10월의 문턱을 넘은 후.....

2022년 10월 12일 서울-KTX9시-진부10:40도착-오대산 월정사숲길 산책-월정사 경내- 진부8출발-서울9:40도착 오랫만에 마스크 벗고 시원하게 걸었다. 몇 년 전 마스크를 쓰기 전에도 걸었던 길이었지만 그 때처럼 맨얼굴로 걸으니 이토록 감개 무량할 수가. 방문객을 반기는 역전의 용사들 하나도 안 늙었네. 긴 새월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목. 비바람에 씻기면 이 고목도 언젠가는 승천하겠지. 코로나 종식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소원이었을까 그간 소원의 돌무덤이 많이 커진 것 같다. 월정사의 초가을 하늘은 눈부신 파란 빛이었다. 다음번에는 5일장 시티투어버스를 타야겠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IWLw7q1esVU 링크 Love Gone with..

초가을 하늘은 청명한데

초가을 하늘은 청명한데 컴퓨터가 놓인 자리에서 의자를 돌려 창문을 바라보면 하늘이 보인다. 가을하늘이다. 여름과는 확연히 다른 하늘빛에 하얀 뭉게구름이 여기저기 걸쳐있다. 바람이라도 불면 구름 흘러가는 게 꼭 바다 위를 내가 배를 타고 지나는 듯 느껴진다. 가을 하늘에 최면이라도 걸린 듯 내가 구름과 반대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착각되기 때문이다. 9월의 그 청명한 초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도 흰 구름 사이사이로 검은 구름이 자리한 듯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 짐을 느낀다. 9월에 들어서며 일어난 이웃들의 청명하지 못한 모습 때문이다. 어떤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노인이라 불리는 나이가 어느 정도여야 적절하냐는 질문에 대한 평균이 74세였다고 한다. 이 숫자를 기준으로 한다면 나와 집사람은 아직 노..

가을아침 강가에서

가을아침 강가에서 바람 분다 가을초입 강가에 아침 바람 분다. 바람 머문 수면엔 잔파 살랑이고 물가 따라 늘어선 코스모스 꽃송이도 바람 오가는 대로 이리 기웃 저리 갸웃 고개를 젓는다. 억새인가 갈대인가 서로 뒤섞인 채 긴 허리 바람에 꺾일라 이리 뒤척 저리 흔들 서로 비비고 기대며 아침 가을을 맞는다. 햇살에 비친 몸은 세월을 홀로 맞은 듯 가을빛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고는 있는지. 강가에 가을 머물면 강물은 흐름은 그대로인데 물가엔 천천히 바뀌는 게 있다. 하늘빛, 물빛, 풀잎빛 그 변화 따라 내 걸음도 느려진다. 아침 강가에서 바람 맞으며 가을을 느낀다. 2022년 9월 20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tx6q_4KGxs 링크 가을바람 / an..

가을 초입에

가을 초입에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새로운 해, 2022년이 시작된다고 각 방송사마다 추위를 잊은 채 카메라와 마이크를 길거리로 가지고 나와 국민들에게 희망을 묻던 순간이 언제 있었느냐하고 계절은 어느새 여름을 넘어 가을의 담장 안으로 한 발을 들여놓았다.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는 8월 초순에 지나갔지만 사실 그 절기는 여름의 한복판에 있었다. 한자표현대로라면 가을로 들어서는 게 아니라 이미 들어섰다라고 해석해야 옳을 것 같다. 입추에서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 한다고 하는데 근자에는 10월에도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로 기온이 높을 때도 있으니 계절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고쳐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8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오면서 비가 많이 내렸다. 기상청에서 장마가 끝..

내 70의 초가을처럼

더보기 내 70의 초가을처럼 여름내내 아침 눈을 뜨면 그리 신선하지도 못한 도시의 새 공기를 마시려 습관처럼 겹창을 활짝 열었다. 아마 숨쉬기 위함 보다는 새봄이 되기도 전에 애처롭게 잘려나갔던 몸통에서 그러나 그래도 가지를 키워 순초록 이파리를 잉태한 은행나무의 젊은 시간을 보기 위함이었을 테지. 오늘 아침에도 자리를 털고 간유리로 막혀버린 안창을 열었다가 어느새 한기품은 바깥 창에 멈칫 여름이 갔나 하였다. 여명이 벗겨지는 거리 은행나무 가지는 아직 초록 잎에 덮여 있는데 하늘 가까운 이파리 몇 개는 차가운 시간을 먼저 마중하였음인지 벌써 계절의 굴레에 몸을 맡겼다. 내 70의 초가을처럼. 2020년 10월 7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