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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에서 일확천금으로

korman 2008. 6. 2. 13:21

보이스 피싱에서 일확천금으로


오래 전으로 기억된다. 시골에 계시는 한 할머니께 생면부지의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할머니의 군대간 손자 윗사람인데 손자가 총을 잃어버려 이를 변상해야 하므로 할머니께서 돈을 보내주셔야 손자가 무사하지 그렇지 않으면 감옥에 가게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할머니는 급한 마음에 그 남자가 불러주는 대로 돈을 보냈다. 당시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께는 매우 큰 돈이었다. 그러나 손자에게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고 더군다나 돈을 요청한 사실도 없었다. 그리고 군대간 자식들을 이용한 이와 유사한 사기사건이 사회문제가 되었었다. 그 당시 이런 사기극을 모두 합치면 1개 대대는 완전무장 시킨다는 농담이 생겨났었는데 요새는 이런 군대와 관련된 사기극에 대한 소식은 없는 것 같다.


요새 유행하는 신조어중에 보이스 피싱 (Voice Pishing - Voice + Private Data + Fishing) 이라는 단어가 있다. 전화로 개인정보를 빼내어 낚시하는 것처럼 불특정인에게 사기 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군대와 관련하여 사기극이 유행할 때는 이런 단어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보이스 피싱에 나는 발급받지도 않은 국민카드가 850만원 연체되었고 큰아이는 납치당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하여 벌써 오래전부터 모든 해당 국가기관 및 금융기관에서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지만 아직 속는 사람들이 있는지 그런류의 전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요새는 택배회사에서도 전화가 오고 우체국에서도 외국우편물이 도착하였으니 빨리 찾으려면 세금을 어디로 보내라는 연락도 온다. 참 유형도 여러 가지다.


더불어 요새 유행 하는게 땅 사라는 전화다. 사장님 소리 해가면서 여자들에게서 전화가 온다. 좋은 땅을 싸게 주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땅에 대한 개발 계획도 알려주며 사 놓으면 단기간에 큰 돈을 번다고 사탕발림을 아주 심하게 한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이런 사기에 속아 쓸모없는 땅을 사서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기획부동산의 눈먼돈 작전! 그런 사람들에게 속아 땅을 사기 전에 그렇게 일확천금이 생기는 땅이면 자기가 사지 왜 생면부지 나에게 소개할까 하는 생각들은 한번도 해보지 않는지 방송에 얼굴 모자이크하고 목소리 바꾸어 피해자라고 나오는 사람이 한두사람이 아니다. 과도한 욕심이 눈과 귀를 멀게 한다.


전 세계로 통하는 이메일이 보편화 되고 인터넷상의 국제간 거래 B2B 사이트가 늘어나면서부터 무역하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스가 아니라 이메일로 피싱을 하는 이메일 피싱이 지금까지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십수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보내오는 나라나 보내는 사람은 다르지만 이메일의 내용과 문장은 완전히 똑 같거나 거의 유사하다. 주로 아프리카 저개발국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필리핀, 일본, 홍콩 등의 야후에 이메일 주소를 개설하고 보내오는데 주로 자신이 자국의 죽은 고위층 부인, 자식 등인데 감추어 놓은 수천만불의 돈을 외국으로 뻬 내야 하는데 한국의 은행 계좌를 빌려주고 반출에 협조하여주면 그중 30%정도를 커미션으로 주겠다는 내용이다. 전에는 주로 나이지리아에서 많이 오던 내용인데 요새는 코트디부아르, 콩고 등지에서 많이 온다. 국제적으로 피해자가 많았던지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으로부터 국내 일간지에 이에 속지 말라는 광고가 실린 적도 있다.


나도 이런 유형의 이메일을 하루에 한두 통은 받는다. 이들에게 속은 것처럼 몇 번 관심을 표하면 모두 하나 같이 돈을 빼내려면 자국에서 뇌물과 세금 등이 필요한데 우선 그 금액을 빌려주면 커미션과 같이 돌려주겠다고 유혹한다. 이에 속아 15만불을 날리고 아프리카까지 찾아갔었다는 사람을 만났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이나 열심히 하지 무슨 눈먼 돈이 아프리카에서 자신에게 날아오겠다고 그는 15만불을 날렸을까. 속으로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 회신을 하면서 은행계좌도 빌려주고 송금에 협조하려면 우선 우리 국내에서 수속을 밟는데 얼마간의 돈이 필요하니 그것을 먼저 보내달라고 하면 절대로 다시 소식이 오지 않는다. 복권을 사는게 더 나을 텐데 어찌 사람들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보내오는 그런 허무맹랑한 사탕발림에 솔깃하는 것인지


비슷한 수법이 많아서 약발이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이제 나이지리아에서는 돈을 빼내는데 협조해 달라는 이메일은 많이 오지 않는다. 대신 물건을 사 주겠다고 한다. 국가의 고위층과 결탁하여 다량의 물건을 국가에 납품하도록 계약하는데 도와주겠다고 한다. 관심을 표명하면 샘플을 보내라고 한다. 그리고 선물이나 커미션을 먼저 보내라 한다. 샘플은 대금을 먼저 보내주면 제공하고 커미션은 계약하고 신용장을 개설하면 주겠다고 회신하면 다시 연락이 오지 않는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으로 큰 재물을 모은 사람들이 많다. 요새도 심심치 않게 그런 소식이 들리지만 앞으로는 예전처럼 같은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떼돈을 벌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국가의 제도가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고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선진국민이건 후진국민이건 같은 것이라 서로 속고 속이는 이런 떼돈벌이 장사가 없어지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내 마음도 그러하여 이런 황당한 일에는 휩쓸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오늘 한 장의 로토복권을 산다. 이번 토요일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2008년 6월 초 하룻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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