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월정사 전나무숲에서

korman 2018. 6. 4. 20:01





월정사 전나무숲에서


깨달음과

치유의

천년옛길이라 하였다.


전나무숲길에 들어섰다.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치유하여야 하나

고민부터 생겼다.

들어서면서 병이 생겼다.


깨달음보다

그냥 숨을 크게 쉬도록

몸이 먼저 반응하였다.

허파 속에 박혀있는

도시의 찌든 기포를

밖으로 터뜨려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으니

중생은 그것으로 족하지 아니한가!


숲에는 냄새가 있다.

맑은 냄새가 있다.

도시인의 뇌 속에 깔린

연무를 닦는

치유의 냄새가 있다.

뇌의 맑음은

심신의 맑음이라 하였으니

풀잎과 나뭇잎 스침에도

치유의 냄새가 묻어있는 듯하였다.


이곳에도

먼지라는 게 있을까?

옷깃에 묻혀온

도시의 미세먼지를

이곳에 떨구는 것 같아

숲에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에

숲길 복판에서

작은 돌 하나 주워

소원 없이 돌무지에 올렸다.


2018년 5월 25일

월정사 전나무숲에서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