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korman 2019. 12. 17. 18:15



      음악 :유튜브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며칠 전 내가 사는 동네 시장 근처 농협은행 ATM기와 대화를 나누고 돌아 나오는데 은행 창구에 여러 명의 직원들이 나서서 할머니 한 분을 설득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 상급직원들까지 다 나서서 할머니를 대하고 있을까 잠시 관심을 기울였다. 이야기인즉 할머니께서 1억 원을 인출하는데 모두 현금으로 달라고 하자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직원들이 1역을 현금으로 인출하는 데 대한 내막을 알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유나 용처를 이야기 하지 않고 그저 현금으로 필요하다고만 하고 있었다. 하다못해 할머니 자식에게 연락하여 오라고 하겠다고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여도 할머니는 무슨 사연이 있는지 막무가내였다. 어찌되나 결말을 보고 싶었지만 거기까지만 보고 은행을 나왔다. 모르긴 해도 직원들이 할머니 자식들에게 연락하였거나 아마 경찰관을 불렀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 딸아이가 친구로부터 카톡으로 초대장을 받았다. 늦게 결혼한 친구가 애기 돌잔치를 한다는 돌 초대장이라고 했다. 마침 그 아이의 돌도 된 때고 친구 전화번호와 카톡 이름이 다 맞기로 의심 없이 초대장을 열었다가 전화기의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를 일찍 감지한 딸이 각종 바이러스 및 악성코드 감지 어플로 검사를 하고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스파이프로그램 탐지 어플도 돌리고 다른 전화기를 이용하여 은행과 관련된 것들을 비롯하여 다른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취하여 위험한 일은 없었다. 단지 그 여파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전화로 굵직한 남자가 전화를 해 와서는 “OO아버님 되시죠? OO이가 큰 사고를 쳤어요.”라고 하였다. 그런 건 예전에 내 아들이 사고를 쳐서 잡아 놓았다는 전화를 받은 경험도 있어 내 대답이 그저 평온하게 “아 그래요? 그 아이가 또 사고를 쳤어요?” 하자 전화는 뚝 끊어졌다. 아마 “또”라는 말에 이미 경험자라 판단하였는지 대꾸 없이 끊어버렸다.


요새 관공서나 은행 등 필요한 기관에 관계서류를 제출하려면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제출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따라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층에서는 자식들에 의지하지 않는 한 스스로 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더군다나 어떤 서류를 어찌 제출해야 하는지는 또 해당 기관 담당자가 문자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각종 초대장이 피싱이 되고 접촉하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스미싱이되고 하는 세상이다 보니 문자를 받고나서도 해당 기관에서 보내온 건지 의심을 안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문자에 포함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범인들이 받을 테니 그 기관을 사칭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나는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발신번호를 114에 물어 그 기관이 맞는지 확인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나 범인들은 그 기관의 전화번호까지 베껴 쓰는 치밀함이 있어 문자에 포함된 사이트 주소나 전화번호는 멀리하고 별도로 찾은 사이트주소나 전화를 이용하여 확인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그런 방법으로 확인을 해야 하는 세상에 두려움이 생긴다.


엊그제도 어느 노인이 마트 사물함에 돈을 넣는 것을 발견한 한 시민이 보이스피싱을 직감하고 그 자리에서 경찰에 연락하여 잠복 끝에 돈을 인출하려던 연락책을 잡아 심문중이라는 TV뉴스를 보았다. 나도 이제 할아버지 소리를 듣는 나이인데 돈을 찾아 김치냉장고에 넣어라 또는 집안 어디에 놔두어라 하는 보이스피싱 전화에 아무리 노인이라 할지라도 좀 의심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한편 젊은 사람들도 그런 전화에 속아 등록금조차 날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노인들이야 오죽하겠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내가 젊었을 때는 범인들이 시골의 할머니들에게 연락하여 군대에 있는 손자가 총을 잊어버려 총값을 물어내야 한다고 돈을 갈취하는 범죄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보이스피싱의 시초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이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라고 하더니만 이제는 온 세상 모두가 코 베어가는 세상이 된 모양새다. 눈을 안 감을 수도 없고 이 세상을 어찌해야 하나?


2019년 12월 16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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