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한자교육

korman 2006. 12. 5. 22:02

 

한자 교육에 대하여

 

좀 배웠다 하는 많은 사람들이 틈만 나면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열심히 홍보하고있다. 그 이유도 가지가지이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가 한자문화권에 있고 우리의 역사책이 모두 한자로 되어 있어 한자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고서 원본을 읽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가 그리하면 역사학자나 고고학자들은 어디가서 무엇하나. 역사책들은 그들이 쉽게 우리글로 풀어 쓰면 된다. 

 

어떤 이는 전경들이 주민등록증에 있는 한자를 읽지 못하여 검문시에 동명이인을 구별하지 못함을 예를 들어 한자 교육을 하여야 한다고 한다. 지금 검문경찰이 들고 다니는 핸드폰은 주민등록번호만 누르면 사진이 뜬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이력이나 경력이 모두 조회된다. 이런 판국에 동명이인을 구별하지 못한다니. 이 또한 이유가 출분치 않다.

 

전직 대통령 한분은 우리말에는 같은 음에 여러 뜻이 있어서 한자로 구분해야 함으로 한자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즉, 모자라고 쓰면 어머니와 아들인지 머리에 쓰는것인지 한자로 쓰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다. 이분은 숲은 안보고 나무만 보는지 문장 전체는 안보고 단어 하나만 보는지 그게 이유라 한다. 이분은 같은 한자에도 여러 뜻이 있고 같은 영어 단어에도 다른 뜻이 있어 전체 문장으로 그 뜻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을 모르시나 보다. 이분이 현직에 계실때 말레이지아에 가셔서 방명록에 "大韓民國 大統領 金 아무개"라고 한자로 멋있게 휘갈겨 쓰신 분이다. 한글로 휘갈겨 써도 멋졌을 텐데.. 전 세계에 우리의 고유 문자가 있음을 알리는 좋은 기회였는데 안타까웠다. 이분의 주장 또한 타당치 않다.

 

나 또한 어떤 이유를 떠나서 한자 교육은 필요 하다고 생각한다. 한자는 세계 인구의 1/3(?) 정도가 사용하는 문자이기 때문이다. 한자가 뜻글자 이기 때문에 이를 앎으로 인하여 중국말은 못하더라도 한자를 해독하는 민족들과 필답으로라도 의사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현재 우리는 한자의 정자(번체) 만을 가르치고 있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대만 및 기타 동남아 국가에서 사용하는 글자이다. 물론 우리의 역사책들도 이 번체로 되어있다. 그런데 세계의 중국인들을 아우르고 있는 중국 본토에서는 이런 복잡한 글자를 쓰지 않는다. 간체라고 하여 복잡한 번체를 간단히 줄인 약자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한자깨나 읽는다는 분들도 중국에 가서는 간판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

 

난 이 현실적인 면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현재 동남아에서 싱가폴이 간체를 사용한다. 홍콩도 현재는 번체를 쓰지만 중국땅 아닌가. 간체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면 여타 중국 영향권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어찌될까? 앞이 보이는 이야기 아닌가.

 

한자를 배우는 사람들 모두가 중국어를 하는것은 아니다. 또한 우리가 한자 교육을 하는 주된 목적은 역사를 이해하고 단어를 구분하고 고서를 읽게하기 위한것만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대만을 멀리하고 중국을 가까이 하면서 한자 교육을 중요시 하는것은 무엇 때문인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중국의 힘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한자를 배워서 중국에 가서 간판 하나 제대로 읽지 못하고 그 의미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한자 교육의 의미를 어디에 둬야 하까?

 

중국의 젊은이들은 번체를 모른다. 따라서 지금의 번체 교육을 받은 우리 젊은이들은 그들과 필답식 대화도 나누지 못한다. 우리 모두가 역사학자, 고고학자가 되지 않을바에는 차라리 중국에서 통용되는 실리적인 한자를 가르쳐야 되지 않을까?  훗날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그 어려운 한자를 가르치면서 어떤 교육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보탬을 주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두 종류의 중국 학교가 있다. 대만계와 중국계이다. 모두가 같은 북경어를 표준어로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대만계는 번체를 중국계는 간체를 가르친다. 이 두학교 학생들이 만나면 말은 통하되 글은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만계 학생들중에는 간체과외공부를 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교육은 폼으로 하는것이 아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좀 더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야기 흐름속으로 > 내가 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서  (0) 2006.12.16
황포강가에서  (0) 2006.12.12
딸을 출가시키는 용성이에게  (0) 2006.11.29
한 박자 늦게 한 박자 빠르게  (0) 2006.11.16
[스크랩] 오늘  (0) 2006.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