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시월의 마지막 밤

korman 2016. 10. 31. 19:52




10월의 마지막 밤에


안방, 건넌방 오가다 마누라가 보는 드라마를 가끔 훔쳐보긴 하여도 평소 드라마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사극은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역사적 배경에 판타지 소설을 가미한, 즉 현세에 살던 사람이 어느 날 시간의 구멍에 빠져 고려시대로 흘러 들어가서는 당시의 실존인물들을 만나 이러쿵저러쿵하는 내용은 참 받아들이기가 거북하다. 물론 기록에 나와 있는 역사에는 집을 짓기 위하여 행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 수록되어 있지는 않다. 따라서 기록에 남아 있는 뼈대를 토대로 집이 지어지는 과정은 논픽션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역사드라마는 픽션과 논픽션의 범벅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환타지가 가미되더라도 드라마 구성의 한 장면이니 탓할 일은 아니지만 제작진의 욕심이 너무 과하여 뼈대가 망가지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되는 경우는 있다. 왜냐하면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극의 역사적 내용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라도 역사는 왜곡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역사에는 만약에’라는 가정법(If)이 없다고 한다. 가정해서 꿈을 한 번 꾸어 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에 앞으로 타임머신이 생겨 진짜로 현세의 사람이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면 어찌될까? 지금까지 타임머신을 주제로 한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것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사람들이 역사를 바꾼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만약 미래에 시간여행이 가능해지면 역사를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생길 텐데 그런 사람들이 과거로 돌아가 역사에 개입하게 되면 현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몽상이 생길 때가 있다.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라는 가사를 가진 노래가 있다. 이런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방사에 적극 개입을 하게 되면 과거로 돌아간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또 만약에 도요또미 히데요시를 암살하게 되면?


일본사람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 때 마다 난 우리 조상들은 참 욕심이 없었다는 생각을 한다. 왜구들의 침탈이 극에 달하자 세종대왕은 왜구의 본거지인 대마도를 정벌하였는데 왜구들에게 앞으로 까불지 말라고 하고는 거제도로 철수하였다고 한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고 하여도 만약 세종대왕이 정복한 대마도에서 철수하지 않고(빌미는 있었으니) 계속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뭍에서 백성들을 이주시켜 살게 하면서 완전한 복속을 하였다면 지금 어찌 되었을까. 세종실록에는 ("대마도라는 섬은 경상도의 계림에 예속했으니, 본래 우리나라 땅이란 것이 문적에 실려 있어 분명히 상고할 수가 있다”는 상왕 태종의 말을 기록하고 있다. 태종은 이어 "다만 그 땅이 매우 작고 바다 가운데 있어서 왕래함이 막혀 백성이 살지 않았는데, 왜인 중 그 나라에서 쫓겨나 갈 곳 없는 자들이 소굴을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욱 복속을 하였어야 하지 않았을까?


기록에는 또한 (세종대왕 1444년 4월 30일조에는 “대마도는 본래 조선의 목마지(牧馬地)”라는 기록이 등장하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임진왜란 당시 일본이 만든 '팔도총도’등 많은 지도에도 대마도는 조선 영토로 표시돼 있다. 세종 때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를 정벌한 뒤 이곳이 경상도에 예속된 속방(屬邦)이라는 의식을 계속 지니고 있었다. 15세기에 대마도는 계속 조선에 조공을 바쳤고, 16세기까지도 대마도주는 정기적으로 조선 국왕을 알현하는 사신을 보내 조선으로부터 관직을 임명받았다)라는 대목도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종대왕은 왜 그곳에서 철수하였을까 몹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영토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니라.”때문이었을까.


만일 그 때 대마도를 완전 복속하였으면 그것은 임진왜란에서부터 덕혜옹주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아니면 그것으로 인하여 일본과의 전면전이나 중국의 개입 같은 것을 끌어내 더욱 큰 역사의 변화가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려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이 성공하였다면 우리가 일본을 다스렸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건 대마도보다도 더 아까운 역사의 대목이다. 물론 그게 성공 하였으면 대마도 일도 없었을 테지만.


날씨는 꾸물거리고 나라는 시끄럽고 방송은 온통 한 곳으로 몰리고.....훗날 나에게 타임머신이 주어지면 무엇부터 고쳐야 할지 미래를 위하여 고민(?)하게 된다. 그냥 2016년 오늘 내 친구가 사는 뉴질랜드 단추를 꾹 눌러버릴까?


2016년 10월 31일 (시월의 마지막 밤에)

하늘빛 (http://blog.daum.net/ringing)


음악:유튜브


경남일보 ('대마도’는 본시 우리땅이다) 기사참조

http://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7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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