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울림 속으로/우리 종 공부하기 119

한국범종의 특성과 변천

▲ 함양 백운암 건륭삼십이년 동종 (咸陽 白雲庵 乾隆三十二年 銅鍾) ◈ 한국범종의 특성과 변천 최응천(국립춘천박물관장) 1. 범종이란 범종이란 절에서 시간을 알릴 때나 대중大衆을 집합시키고 의식을 행할 때 쓰이는 종을 말한다. 지금도 우리는 사찰의 종각鐘閣이나 전각殿閣에 매달아 놓고 아침, 저녁으로 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모든 세속적 번뇌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범종의 장엄하고도 청명한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청정히 참회토록 하고 불교의 무한한 이상理想과 신앙심을 불러일으키게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덕대왕 신종의 명문에는 범종의 소리가 '일승一乘의 원음圓音'인 부처의 진리의 말씀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또한 이 기록에는 '그 소리가 용의 읊조림과 같아서 위로는 지극히 높은 하늘..

일본의 한국종

일본에서 현재 소재가 확인되는 한국종은 통일신라시대 종이 6기, 고려시대 종이 52기, 조선시대 종이 5기로, 총 63기가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 통일신라시대 종 2기와 고려시대 종 18기, 조선시대 종 1기는 화재로 소실되어 파편만 남거나 더러는 행방이 묘연해진 것도 있다. 소재는 확인할 수 없으나 문헌기록상으로 존재했었던 것이 확인되는 종은 1870년대 메이지 유신의 폐불훼석 때에 사라지거나, 제2차 세계대전 때 화재를 만나거나, 더러는 도난되거나, 개인이 깊숙이 감추어두어 드러나지 않는 것들도 24구나 된다. 일본에 있는 한국종들의 분포를 대략 살펴보면 다음 지도와 같다.( 도 1 ) 일본에 있는 한국종들의 주조 시기와 분포지역은 이 종들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알려 준다. 이 남아 있는 종 가운데 ..

범종소리 33천(天)을 울리고, 종 만들기 43년 무형문화재 원광식

범종소리 33천(天)을 울리고, 종 만들기 43년 무형문화재 원광식 등록일: 2006년 12월 15일 ▲ 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 원광식 [대기원] “고소성 밖 한산사, 한밤 종소리가 나그네 뱃전에 들려 온다.”(姑蘇城外寒山寺, 夜半鐘聲到客船) 종소리가 나그네의 수심을 더한다는 인구에 회자하고 있는 절창이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은 제야(除夜)의 종소리에서 가는 해를 아쉬워하고 새해의 희망을 되새기기도 한다. 종소리는 듣는 사람의 심사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고 할까? 아무튼, 범종은 불교의 전래와 더불어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되었고 역사 속에서 독특한 발전을 하게 되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전통 범종을 복원하고 서울 보신각 종 등 우리나라 사찰의 종 대부분을 만든 중요무형문화재 ..

강원도 구룡사 범종에 새겨진 이름과 지워진 이름

구룡사 범종에 새겨진 이름과 지워진 이름 신라 문무왕(666년)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여 조선시대에 다시 지어진 이 절에서 여러 선생님들의 관심을 끈 것은 범종이었다. ▲ 치악산 구룡사 범종 ⓒ 최장문 통일과 행복을 기원하는 호국신종(護國神鍾)에는 이름들이 새겨져 이었다. 소위 당시에 잘나가는 사람들이었다. 박정희, 최규하, 이후락 등. 재미난 것은 이름이 지워진 것도 있다는 것이었다. 누가, 언제, 왜 지운 것일까? ▲ 범종에 새겨진 이름들과 지워진 이름 ⓒ 최장문 이에 대하여 선생님들은 다양한 생각을 말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파냈다’, ‘박정희까지 있는데 파낼 필요가 있을까?’, ‘정당을 옮기면서 파냈다’, ‘당대의 영광이 현재의 부패로 평가받자 후손이 지웠다’, ‘과정상의 오류로 관계없는 이름이 기..

성덕대왕신종 소리의 비밀 푼 ‘맥놀이 지도’

2005년 03월 01일 (화요일) 17 : 37 한겨레 성덕대왕신종 소리의 비밀 푼 ‘맥놀이 지도’ [한겨레] “에밀레∼” 구슬픈 울음 비대칭이 빚다 신새벽에 들리는 범종 소리는 잠자던 마음에 청명함을 일깨운다. 노을 지는 산사의 종소리는 찌든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한다. 이런 한국 범종의 깊은 맛에 이끌린 기계공학자들이 우리나라 최고의 범종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18.9t, 통일신라 771년 주조) 소리의 비밀을 한꺼풀 벗겼다. 당차고 장중한 소리 퍼진뒤 끊길듯한 울음…밭은 숨소리 범종 무늬·두께 미세한 차이 50여 낱소리 어루러진 덕분 김석현 강원대 교수와 이장무(서울대)·이치욱(미국 퍼시픽대)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에밀레종의 신비한 ‘맥놀이’ 소리와 그 소리를 만드는 범종 몸체의 다양한 떨..

범천(梵天)과 범종(梵鐘)

'절' 속의 '불이문'이 있는 선상(線上)의 경역(境域)은 오직 '도리천'을 지난 지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의 여러 하늘, 예를 들면 범천(梵天)까지를 포괄하는 곳으로 상징화된다. '도리천' 위에 '야마천-도솔천-화락천-타화자재천'을 지나야만 비로소 '욕계'의 음욕(淫欲)에서 벗어나 항상 깨끗하고 조용한 하늘 사람들의 나라인 무색계(無色界)의 첫째 하늘, 범천(梵天) 곧 초선천(初禪天)의 하늘인 '범중천, 범보천, 대범천' 등이 열린다. 그 '범천'의 하늘에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울리는 소리가 곧 범종(梵鐘)의 소리이다. 그러므로 '범종'의 뜻을 새겨 단순히 '범찰(梵刹)에서 사용하는 종' 또는 '청정(淸淨) 불사(佛事)에 사용하는 종'이라 한 풀이는 썩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되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