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1

한가위-추석(秋夕)에

한가위-추석(秋夕)에 사회가 어지럽거나 살림살이가 어려워져도 흐르는 세월은 멈추질 않으니 코로나 같은 역병이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말거나 계절은 변화하고 한가위(추석,秋夕)라는 명절은 흐르는 세월 따라 또 돌아왔다. 추석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헤어져 살던 식구들이 모이고 명절이라는 핑계로 평소에는 자주 대하지 못하던 음식들도 같이 즐길 수 있으니 일 년에 몇 번은 자손들을 한 자리에 강제로라도 모이게 하시려고 제사다 차례다 마련하신 건 조상님들의 혜안이라 할 수 있겠다. 현대에 들어와서 모이는 데 대한 부작용도 일어나고는 있지만 이렇게라도 모이지 않으면 2촌정도만 건너도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진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거리두기’라는 게 생겼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곳들은 아예 폐쇄시키면서 조상님 산소..

코로나 때문에 부유해 졌다?

코로나 때문에 부유해 졌다? 요즈음 난 내가 강남에서도 특히 부유한 동네 한복판에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착각이 일어날 때가 있다. 아니면 근래에 와서 동네 사람들이 로토 1등에 많이 당첨되었나 혹은 종부세가 부담스러워 부유한 동네 살던 사람들이 부동산 처분하고 우리 동네로 이사 왔나 등 허접한 생각을 할 때도 있다. 6.25전쟁 중 연합군의 인천상륙지점 중 하나인 내가 사는 동네는 바다가 메워져 토지가 되었고 바둑판 모양으로 나뉘어 주택들이 들어섰다. 대부분 비슷한 모양의, 사람들이 ‘집장사 집’이라고 부르는 단독주택 단지가 있었다. 물론 아파트 구역도 있어 여러 회사에서 아파트를 건설하였고 나도 1990년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 동네로 이사 와 아직 살고 있으니 지금은 이 동네에서 원주민은 못되더라도 ..

코로나(Corona)와 크라운(Crown)

코로나(Corona)와 크라운(Crown) 우리나라에서 ‘코로나’라는 단어를 지금의 코로나 사태 이전에 들어 알고 있었던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이를 좀 먹고 자동차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1960년대 우리나라 자동차 초창기에 신진자동차에서 일본 도요타로부터 반조립으로 들여와 국산부품을 좀 가미하여 생산한, 당시에는 고급승용차로 인식된 자동차 모델명 ‘코로나’를 우선 떠올릴 것 같다. 1972년까지 생산되었다니 자동차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도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까지는 기억이 될지 모르겠다. 신진자동차에서는 또한 같은 방법으로 ‘크라운’이라는 이름의 자동차도 생산하였다. 이 자동차는 내가 기억하기로 그 당시 최고급승용차였고 행세깨나 한다는 분들에게 크라운 검정색은 사회적, 경제적 신분을 과시..

아침소리

아침소리 이제 아침소리가 들린다. 중세도 아니면서 코로나 그 왕관의 기세에 눌려 무너진 거리에 맑은 아침소리가 들린다. 아이들 학교 가는 소리가 들린다. 반가운 소리에 창문을 연다 고개를 숙이고 낙엽을 차고 가는 녀석 반갑게 친구의 가방을 낚아채는 녀석 가방의 무게에 허리를 굽힌 녀석 학교가기 싫어 엄마에게 끌려가는 녀석 이런 모습 저런 모습 학교 가는 아이들 걸음걸이는 우리의 인생이다. 지나온 세월을 닮았다. 아이들 학교가는 소리는 이른 아침을 연다. 희망의 아침을 연다. 아이들 소리 없는 거리엔 동녘노을 없는 아침이 올 뿐이다. 학교 가는 길에 늘어선 노란 은행나무가 아이들 가방 원색과 섞여 아름답다. 2020년 11월 9일 하늘빛

엇박자

엇박자 TV에서 스튜디오에 관객들을 입장시키고 옛날 트로트음악을 방송하는 프로그램에는 나이 많은 분들이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트로트는 뽕짝리듬의 특성상 그런 관객들이 별로 힘들이지 않고 몸으로 박자를 맞추며 즐기기에 좋은 음악이다. 무대가 열리면 앞에서 유도하는 분이 계시기는 하지만 모든 분들이 리듬에 맞추어 자동으로 박수를 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노래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난처해질 때가 있을 것 같다. 엇박자 때문이다. 나이를 먹으면 모든 반사 신경이 제구실을 못한다고 한다. 마음먹은 대로 행동이 뒤따라주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그래서 그런지 자신들은 리듬에 맞춰 박수를 잘 친다고 치는데 실제로는 박자보다 1/4이나 반 박자쯤 늦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관객들이 많은 곳에서 노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