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9

무엇이 중헌디?

무엇이 중헌디? 8월15일 동네 큰길 네거리 모퉁이에 현수막 하나가 걸렸다. 상업적 불법 현수막이라면 누군가 구청에 신고라도 하겠지만 그러지 못할 현수막이다. 최근에 온 동네를 앞장서서 현수막으로 지저분하게 만드는 장본인들이 건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 꼭 누군가를 꾸짖는 내용이다. 설마 자기 자신들이 아니고 국민들을 꾸짖는 건 아니겠지?. 6.25때는 이런 현수막은 걸리지 않았었다. 6.25전쟁도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사 중 하나이거늘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가 없다는 장본인들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하여 산화하신 분들을 추모하는 현수막은 동네에서 보질 못하였다. 뭐 내가 6월의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거니 하면 된다. 아마 역사 인식과 현실에 대..

3.1절의 일장기

3.1절의 일장기 3월1일, 내가 사는 동네의 3.1절 아침, 태극기를 걸기 위하여 간유리로 된 거실의 안쪽 문을 열었을 때 보였던 동네의 아침 하늘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약간의 비소식이 있었으나 경험적으로 우리 동네는 그런 작은 비 소식엔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은 날이 많았기로 그러려니 하고 태극기를 걸었다. 6층에서 바라본 동네엔, 늘 그랬던 것처럼, 주민센터 옥상에 펄럭이는 태극기 말고는 보이는 게 없었다. 일본에 관한 일이 생기면 애국하시는 분들이 무척이나 많은 댓글을 다시던데 태극기 다는 것에 그런 마음은 없나 싶었다. 태극기를 걸고 문을 닫다 테이블위의 작은 원형 시계가 멈춰져 있는 게 눈에 뜨였다. 배터리가 다 된 모양이었다. 돌아가신 내 어머니는 시계가 멈추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세월이 흐르면 흘러가는 시간을 따라 많은 것들이 변한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변하고 그와 관련된 부차적인 것들도 변한다. 심지어는 기후까지도 변하여 지금은 사과의 산지가 강원도까지 올라갔다고 하고 귤의 산지도 충청도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예전 만화에서나 그려졌던 공상적인 것들이 현실화되는 시대가 되었다. 유행이라는 단어를 좇아 정기적으로 돌고 도는 것들도 있지만 그 많은 변화들 가운데서 변화되지 않고 굳건하게 제자리를 지키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세월에 따라 변화하는 것들의 선봉에 선 군상이 우리 인간일 것이다. 동물군이 모두 그렇듯이 인간도 세월 따라 쇠퇴라는, 즉 늙는다는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소멸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것은 자신은 쇠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