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9

세월에 흔들리며

세월에 흔들리며 먼 발취에서 멍하니 산허리 바라보다 억새밭 일렁이면 가을이 오는구나 그리 생각합니다. 산중턱 오르다 억새풀 사이 바람 스치는 소리 들리거든 가을이 문턱에 왔구나 그리 느껴도 좋겠소. 습지 고랑 수면에 일렁일렁 물주름 지면 가을이 오나보다 그리 생각합니다. 갯골가녘 갈대 끝에 삐죽 내민 마른 꽃 보이면 가을이 문턱을 넘었구나 그리 느껴도 좋겠소. 산등성에 개울가에 고개 숙인 채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바람 따라 흔들리고 물결 따라 오가는 마른 이파리 보이거든 그러면 가을이 익었구나 그리 생각하시구려. 오는 가을에 세월 빠르다 투정마시고 그냥 세월에 흔들리며 사시오. 그래도 깊은 가을 만산홍엽은 볼만하다오. 2021년 9월 5일 하늘빛 음악: 유튜브 https://www.youtube.com/..

동녘하늘 가을소식

동녘하늘 가을소식 한낮 여름 더위는 여태 중천에 머물러 있는데 동녘 아침 하늘가에는 가을 온다는 소식이 뭉게구름 되어 갖 따놓은 목화송이 모습으로 층층이 쌓이고 있다. 가물대는 아지랑이 연무를 뿌려 하늘은 여름내내 하늘색이 아니었거늘 아침 뭉게구름에 밀려 아지랑이 걷혀진 동녘엔 구름과 구름에 티없는 크레파스 하늘색이 다리를 놓았다. 아직 머리위 햇볕 뜨거운데 짝을 다 찾았음인지 아침하늘 가을소식 동녘에 이르자 그 시끄럽던 매미소리 내 창밖을 벗어났다. 2021년 8월 15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uSP-pCLn-_c 링크 Francisco Tarrega - Capricho Arabe / Han Eun 한은